[기자의 눈] 봉사 경험을 통한 이해
[기자의 눈] 봉사 경험을 통한 이해
  • 허지원 기자
  • 승인 2019.09.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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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을 규정하는 많은 질문이 있다. 개인의 취미, 독서 취향, 좋아하는 음식, 정치 성향, 종교 등을 알고 있다 해서 그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기자는 가까운 이와 대화하며 “나는 너의 말을 공감해, 그럴 수 있지, 이해한다.”라는 말을 습관처럼 건넸다. 그러자 내게 불같이 화를 내며 “겪어보지도 않고 매번 같은 말을 하냐.”라며 분노를 보였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뒤통수를 강하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친구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이상 심정을 헤아리기 힘드니까. ‘이해한다’와 ‘공감한다’는 말은 참 쉬워 보이면서 상황을 어렵게 만든다. 자칫 상대방의 해석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이해한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기자는 오만함을 깨달았다. 본인은 정작 기자라는 목표를 가졌으면서 타인의 처지를 진심으로 헤아렸을까? 기자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대변해 우리 사회에 전달하는 소임을 수행한다. 그렇기에 모든 구성원의 여러 일을 이해해야 한다. 최근 기자에게 첫 변화가 찾아왔다. 고등학생 시절 대학 입시 학적부의 봉사 칸만 채우기 위해서 봉사활동을 했었지 진심 어린 마음으로 임했던 적이 없었다. 지난 6일, 지인이 “산청 성심원에서 봉사활동 하자.”라고 말했다. 기자는 다음날 주말 아르바이트라 가기 싫었고, 무엇보다 입시가 끝났는데 왜 해야 하지 생각했다. 이어 “성심원은 한센병을 치료하는 공간.”이라 덧붙였다.

  유년시절 경험은 현재를 두렵게 했다. 한센병은 옆에 있으면 ‘옮을까 봐’, 완치가 안 되는 병이라는 걱정에 지금 상황이 너무 무서웠다. 그러자 가까운 지인이 “이미 한센인은 전부 완치가 됐고 신체와 정신장애를 짊어지고 살아.”라며 그분들을 대변했다. 처음 들었을 당시 일반 요양원인 줄만 알았지만, 사회와 가족에게서 버려진 구성원이 모여 집단을 이루는 특수 집단이라는 것이 기자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한센인과 함께 지내면서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한센인은 자신들을 진정으로 힘들게 했던 점은 병증이 아니라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이라 말했다.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기자도 한센인의 처지에서 생각해봤기 때문이다.

  성심원에서 한센인은 과거 이야기, 기자는 현재 이야기를 하며 함께 분노했고 울었다. 봉사활동은 진정으로 타인을 이해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내가 겪지 못했던 상황을 대화로 알아가고 행동 양식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그게 ‘이해’라는 단어다. 현재까지 기자는 단순히 가면을 쓴 건 아닌지, 타인을 위로하는 행위가 가면에 불가함을 일컫는 건 아닌지 돌이켜 본다. 어쩌면 우리 사회는 몰이해로 가득하다. 공감이 ‘아픔’이라면 이해는 ‘슬픔’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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