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바로 오늘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우리 지역의 성산과 인근 통영과 고성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이 대상이 된다. ‘촛불혁명’ 이후 집권한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드루킹 사건, 여기에 연루된 것으로 보도된 노회찬 의원의 자살 사건 등 그야말로 희비가 엇갈리고, ‘한국 정치의 온갖 문제들’이 함축된 과정의 한 끝자락에서 맞이하는 이번 선거는 그래서 더욱 둔중하다.
이번 우리 지역의 성산 선거는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기억 없이 얘기하기 힘들다. ‘노회찬 현상’으로 불릴 정도로 7만 명 넘게 애도 물결이 이어진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 대한 국내의 추모 물결은 뜨거웠다. 노회찬 의원의 사망을 많은 사람들이 애도했던 것은 고인이 걸어왔던 생전의 삶의 궤적과 관련이 있었을 것이다. 여전히 냉전 이데올로기가 득세하고 있는 현실에서, 진보 운동과 진보정당의 어려운 길을 걸어온 대표 주자로서의 노회찬에 대한 애정과 회한과 아쉬움이 어찌 작을 수 있었겠는가?
당시 민주당은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위해 일관되게 노동운동과 정치적 활동을 해온 삶을 반추하면 그의 죽음을 비통해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이 당은 달라도 동시대 정치인의 태도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진보와 보수를 떠나 모두 애도의 뜻을 모아 국회장(葬)으로 고 노회찬 의원을 먹먹하게 떠나보낸 뒤 창원의 성산구는 권영길, 노회찬으로 대변되는 진보 운동의 상징으로만 남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이번 선거의 이면에는 과거 성완종 회장 자살 사건과 김경수-드루킹 스캔들의 그림자가 중첩적으로 배여있다. 이곳에서 유권자들에게 사후 재심판받는 4·3 보선은 진보정당의 미래와 한국 정치지형의 형태를 가늠하는 중차대한 계기임에 분명해 보인다.
이 와중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지난 30일 창원축구센터 외부에서 유세 중이던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 일행은 경기장 안으로 진입하여 선거운동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황 대표의 ‘돌발 행동’은 선거법 위반을 피해갈 수 있겠지만, ‘경기장 질서 확립’에 실패한 경남 구단은 무거운 징계를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무슨 책임지지 않는 ‘정치논리’인지 모르겠다. 국민을 위한다는 선거와 정치의 민낯을 대하는 민심은 씁쓸하다. 우리 지역에서의 ‘선거혁명’을 꿈꾸는 소이연(所以然)이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