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한 번씩은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거나 다수에게 유익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하게 된다. 불치병에 걸린 환자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실제로 남은 수명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또, 시한부 환자에게 시한부임을 말하기가 어려워서 대충 둘러서 말하는 경우가 있 다. 이것은 선의의 거짓말이 아니고 시한부 환자에게 여명을 속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거짓말이다. 말하기 어렵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최소한 자신의 처신을 위한 말이기 때문에 선이라고 할 수 없다.
선의의 거짓말을 판단하는 기준은 사실은 정확하지 않고 모호하다. 사람들 저마다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좋은 취지로 얘기를 했지만 상대방은 선의의 거짓말을 전혀 선하게 보지 않을 수도 있고, 오히려 그 사람에게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그러면 선의의 거짓말은 전혀 좋은 거짓말이라 할 수가 없다. 범죄의 행위는 아니지만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한 결과와 책 임은 자신이 지게 된다. 타인을 배려하는 거짓말은 과연 올바른 행동일지에 대해 생각이 든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를 포함한 공동 연구진은 11~12세 자녀와 부모 563쌍을 모집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연구했다. 이 연구는 거짓말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하는 나이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에서는 부모에게 조건부 거짓말, 선의의 거짓말 여부를 물어봤다. 조건부 거짓말은 “말을 잘 들으면 보상으로 사탕 하나를 더 줄게.”와 같은 훈육을 위한 거짓말이다. 선의의 거짓말은 자녀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주기 위해 사실이 아니지만 “저번보다 더 잘했네.”, “너가 제일 똑똑해.”와 같이 말하는 것이 포함된다.
연구 결과는 부모가 조건부 거짓말과 선의의 거짓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자녀가 부모에게 거짓말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결과에 따르면 조건부 거짓말을 들은 자녀는 무의식적으로 거짓말을 계속 배운다. 또 거짓말의 개념을 확실히 알고 있는 나이의 청소년들이 부모를 통해 거짓말에 쉽게 노출이 된 경우에는 자기가 거짓말을 했을 때 행동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
어릴 때부터 부모가 아이들에게 거짓말에 관한 윤리적인 사고방식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무의식적으로 선의의 거짓말을 듣고 자란 아이들이 나쁜 습관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모든 걸 적당히 할 때가 좋다는 말이 있다. 적당한 선에서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 선의의 거짓말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곤 한다. 하지만 선을 넘어서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그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