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내연기관 차량뿐만 아니라 전기차도 흔히 볼 수 있다. 2012년 테슬라 모델 S 출시 이후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커져 2023년에는 1,400만 대까지 판매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추후 2026년에는 전기차가 전체 차량 판매량의 30%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판매 지표는 전망과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내비쳤다. 현대, 기아차의 전 세계 전기차 판매 목표량은 약 50만 대였으나, 실제 차량 판매 수는 약 25만 대로 절반밖에 되지 않는 수치다. 반면 SUV를 필두로 한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점차 내연기관의 시대는 가고 전기차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세간의 기대와는 상반된 결과를 보이는 중이다.
현재 전 세계 전기차 수요는 약화하고 있는 추세다. 유럽에서는 전기차 판매량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여 자동차 업체들이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러한 수요량 감소는 새로운 제품이 시장에 나온 후 대중적으로 보급되기까지 수요가 정체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충전의 불편함, 주행거리의 한 계, 비싼 가격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기업들은 소비자가 불편함을 감내 하며 전기차를 구매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금의 수요량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소비자가 구매해야 할 합리적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소비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성능 또는 가격 경쟁력 정도는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테슬라는 일부 차량의 미국 내 출고가를 인하했다. 하지만 이것은 테슬라의 자발적 선택이 라기보다 중국 전기차 회사들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인해 어쩔 수 없었던 선택으로 보인다. 이에 전기차를 판매 하는 다른 회사들도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많은 생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여기서 나오는 손실은 기업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그렇다면 각국 정부는 전기차를 어떤 정책과 태도로 대하고 있을까. 영국은 자국 내 내연기관 차량 판매 규제 적용 시점을 2030년에서 2035년으로 연기했다. 유럽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도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 폐지하는 추세다. 이와 같은 현상들이 맞물려 이미 전기차에 대한 투자 계획을 세워놓은 기업들마저 계획을 연기하거나 투자를 일시 정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사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전기차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또한, 각국의 전기차에 대한 정책 변화도 우리가 전기차 시대에 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아직까진 전기차의 인기가 내연기관 차량을 뛰어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렇지만 앞으로 미래에 다가올 전기차 시대도 함께 대비해야 할 것이다.
박성한(자유전공학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