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거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미래를 결정한다
[사설] 과거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미래를 결정한다
  • 언론출판원
  • 승인 2024.01.0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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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다. 어느새 우리는 지난 2023년을 과거의 한 페이지로 넘기고 말았다. 그럼 지난 한 해는 이제 우리에게 아무 것이 아닌 것으로 변해버렸나? 과거는 그냥 지나간 것으로 아무 의미 없는 실체가 된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과거는 여전히 현재에 개입하고 있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관성에서부터 업적, 전망 등이 현재에 영향을 끼친다. 또는 현재에 의해 과거는 끊임없이 갱신되어 현재의 삶 속에 편입된다. 그럼 점에서 과거를 어떻게 정리하며 규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못해 심각한 사안이다. 왜냐하면 과거에 대한 실체적 접근이 당대적 삶과 미래적 삶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역사철학자인 베네딕토 크로체는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라 했고, 『역사란 무엇인가』를 썼던 에드워드 H. 카도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 했다. 모두 현재에서 과거의 사실을 새롭게 바라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까닭은 과거에 대한 현재의 규정 속에 미래에 대한, 즉 ‘역사적 진보’에 대한 지침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인식한다는 것은 역사적 기록에 대해 ‘왜’ 그렇게 기록되었는가 하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함을 의미한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당대와 당대를 구성하는 과거를 살펴볼 때 보다 올바른 미래를 찾아가는 나침반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필자는 예전에 독일 베를린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독일로 보아선 수치스런 과거사의 하나일 유대인 학살 사건을 베를린 한 복판에, 그것도 운동장만한 크기로 기념해 놓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홀로코스트(유대인 희생자) 기념관’은 독일인들에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의 잔혹함을 생생히 증언하여 역사의 반성이 되고 있었다. 그 기록은 과거의 기록이지만 바로 현재의 독일 정치의 이념과 미래의 방향을 보는 것과 같아 유대인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과 함께 그나마 다행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가해자로서 학살당한 유대인의 피해만 증언하고 학살의 원흉에 대한 기록이 빠져버린 문제점도 보이긴 하나,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자신의 심장부에 새겨놓고 있는 점은 바로 역사의 핵심인 ‘귀감(龜鑑)’에 해당되는 것이기에 좋게 생각되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들 역시 부끄러운 지난날을 덮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대한 정확인 인식이 우리의 올바른 현재와 미래적 삶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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