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10·18문학상 현상공모 - 단편소설 부문 가작 '화조'
제37회 10·18문학상 현상공모 - 단편소설 부문 가작 '화조'
  • 정지인 기자
  • 승인 2023.11.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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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부문 가작: 박현주(한국어문학과·4)

화조

1

  산 중턱 꾀꼬리의 물기 어린 울음이 산을 적신다. 금강산 일만 이천 봉 중에서도 으뜸인 바위에 모인 사내들은 앞에 펼쳐진 그림을 구경하면서 하나같이 짙은 눈썹과 수염을 만지작거렸다. 대개는 굵은 터럭이 올마다 푸른빛을 발했으나 군데군데 수염이 가느다랗게 메기처럼 난 이도 있었다. 필시 이들은 갓 벼슬길에 오른 풋내기 도령 들이리라.

  빙 둘러 모인 사내들 틈 사이로 메기수염을 한 용수가 옆자리의 사내에게 이름을 물었다. 사내가 박가 은이라고 말하자 이번에는 본관을 물었다. 박은이 그에 답하고 되물음으로써 두 사내는 일련의 통성명을 끝마쳤다. 그러자 너나 할 것 없이 자리의 참석자들 모두가 이름과 본관을 물었다. 구태여 밝힐 필요가 없는 성이었기에 본관까지는 말하지 않는 이도 있었다. 한바탕 이름과 뿌리를 캐묻느라 시끌벅적해진 가운데, 바위 가장 자리를 둘러앉은 사내들 사이로 자주색 우산을 쓴 이가 들어섰다. 모두가 입을 다물고 중앙에 선 그를 보았다. 희끗희끗 여윈 수염에 깊게 팬 팔자는 단연 그들 또래의 문인이 아니었다.

  박은이 누구시냐 묻자 중년의 사내는 자리의 마지막 참석자라고 밝혔다. 이윽고 옆 사람의 순서가 끝나고 용수의 차례가 되었다. 자리에서 일어 나 바위의 단차로 풀쩍 오른 용수는 고동색 박달 나무대에 족자를 걸어놓고 풀었다. 그림이 차르륵 펼쳐지니 자리에 모인 선비들의 얼굴이 감탄으로 번졌다. 용수는 우쭐함이 만면에 차올랐다.

  “화조화로군.”

  마지막 참석자라던 중년의 사내가 말하자 용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제가 과거에 급제할 날만을 고대 하시던 양친께 선물코자 그린 그림입니다. 떳떳 이 본시까지 합격하니 이 얼마나 다행인 일인가 싶습니다.”

  꽃 여러 송이를 모아놓은 듯한 붉은 계관화가 닭의 주변에 만개해 있었다. 붉은색을 절제 있게 풀어낸 그림의 끄트머리에는 갈색 염료로 화조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그림을 해치지 않으려 고른 색으로 보였으나 기운찬 필치라 그마저도 사람들의 눈을 모았다. 중년의 사내는 수염을 매만지며 그림에 호평을 그치지 않았다. 이어 사내가 이름을 묻자 용수는 남자의 신분도 모르는 채로 공손히 답했다. 본관까지 꼬박꼬박 덧붙이며 잘 보이고자 했다. 남자는 어둑한 수풀가에서 나뭇 가지 하나를 집어와 물웅덩이에 찍은 다음 그것을 용수에게 내밀었다.

  “화조(花鳥)라는 글자를 써보게.”

  용수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로 나뭇가지를 받고 시키는 대로 마른 바위 위에 글자를 써 내려 갔다. 나뭇가지가 그리는 물 자국을 보던 박은은 뒤늦게 사색이 되어 그림 속 글자와 용수의 글자를 번갈아 보았다. 그림과 바위에 적힌 글씨가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

  박은은 과거를 치르러 서울로 향하는 길에 한 나그네를 만났었다. 나그네는 서울의 진귀한 구경거리를 읊다 문득 그곳에서 문반들 사이에 유명한 환쟁이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붓을 자유 자재로 다루니 당최 한 사람만의 화풍 같지 않아, 빈 곳에 인만 찍으면 여지없이 인의 주인이 그린 양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그림인 줄은 어떻게 아느냐 물었더니 바로 글씨라고 했었다. ‘화조’. 필법을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갈긴 듯하면서도 균형이 깨지지 않는 글씨, 마치 그림에 가까운 글씨라고 말했다. 전해들은 기억마저 그린 듯이 선명하니 과연 화조였다. 박은은 무엇보다도 화조라는 자의 실력에 놀란 기를 금할 수 없었다.

  어느새 고요해진 장에서 중년의 사내가 말했다.

  “나는 이 모임을 주최한 학사일세. 저 글자가 적힌 그림을 허장성세 제 것이라 우기며 아는 체 하는 이들을 워낙에 많이 봐 왔지. 한데 자네 같 은 새파란 문인도 어디서 주워듣고 그림을 받아 온 건지 모르겠군. 자네는 정말 이 자리에서 들통 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나?”

  화조란 자는 대체 누구이며 밝혀진 것이 있는 지 주체 못 할 호기심에 박은이 묻자 학사는 이렇게 답했다.

  “수소문해 본 바가 없으니 잘 모르네. 하지만 들리는 이야기로는 반역자의 자손이라더군. …… 그러니 통탄하지 않겠는가!”

 

2

  빗줄기는 어느새 힘을 잃고 무력하게 내렸다. 발들이 피할 길 없이 웅덩이를 밟으면 물방울이 찰박이며 튀어 올랐다. 밧줄로 이어진 행렬은 조용히 산길을 따라 목적지로 향했다. 금파는 뻣뻣한 고개를 돌려 뒤를 보고는 능가에게 씩 웃어 보였다. 능가는 불신하는 얼굴로 팩 시선을 피했다. 까만 얼굴을 해놓고서는 답지 않게 새침데기라 한 시진을 걷고서도 능가는 금파와 말 한마디 섞지 않았다. 금파가 먼저 자기소개하며 이름을 물어도 짤막하게 “능가”하고만 말았다. 구름이 걷히고 해가 떠오를수록 습한 공기를 타고 짐승의 오줌 냄새와 풀의 풋내가 뒤섞여 났다. 그들은 평양으로 향하고 있었다. 금파로서는 원치 않은 행보였으나 도망치다 붙잡힌 바가 있었기에 더 이상 벗어날 생각은 하지 않았다.

  햇볕이 점점 따가워지자 행렬은 그늘진 곳에서 잠깐 휴식을 취했다. 가로로 나란히 앉고 몸이 한결 자유로워진 능가가 불쑥 물었다.

  “너 이름 한자가 아니든?”

  “이제는 버린 이름이다.”

  금파가 부정하지는 않은 듯해 보이자 능가는 호기심이 동해 조금씩 몸을 붙이며 물었다.

  “반가 댁 꼴 하며, 어찌 팔려 가느냐? 왜 나 같 은 신세가 되었냐 말이야.”

  “자손 대대로 경을 칠 일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운이 좋아 이름 하나는 건지고 비렁뱅이가 되었 지만, 이제는 재주나 팔게 되었지.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나는 원래도 재주를 팔았던 놈이니 아무렴 상관없어졌다.”

  “얼마나 오달진 재주를 가졌기에 그러나?”

  “글깨나 배웠다는 나리들이 까무룩 속고도 남을 재주는 가졌지.”

  그 말에 눈을 반짝이며 듣던 능가는 어느새 다시 몸을 뒤로 물리고 무릎을 그러모았다.

  금파가 어리둥절해 하자 능가는 금파의 손을 흘깃 보며 말했다.

  “너와 내가 기녀가 된다 한들, 너는 타고난 재주로 제일가는 기녀가 될 것이고, 나는 다시 장작 패고 아궁이나 떼는 밥순이가 될 게 아니냐.”

  그 말에 금파는 밧줄로 묶인 제 손을 들어 이리 저리 둘러보았다. 붓을 쥐느라 굳은살이 박이고 겨울 개성의 칼바람에 부르튼 손등이었으나, 능가의 흙 낀 손톱이나 나무껍질 같은 피부, 어린 나이에 그려진 관자놀이의 기미에 비할 노릇은 못 되었다. 괜히 자기도 감정이 상한 금파가 차갑게 대꾸했다.

  “할 줄 아는 것이 이것밖엔 없는 걸 날더러 어떡하라고? 그리고 지금은 둘 다 기녀로 팔리는 몸인걸.”

  느닷없이 능가가 손가락에 침을 뱉더니 금파의 얼굴을 박박 닦았다. 금파의 아픈 신음에도 능가는 볼이 뜨거워질 때까지 닦았다. 더위에 예민해진 인부들이 호통치기에 이르자 금파는 겨우겨우 능가를 떼어냈다. 능가의 앙상한 검지 끝이 불그스름해진 금파의 볼을 찔렀다.

  “억울해 말아, 금방 계란 속살처럼 희어질 얼굴이다.”

  “너는 무어 다르단 말이냐?”

  “너는 땟국물이고 나는 땡볕이지. 때는 지워져도 어디 탄 밥이 흰 밥 되는 법 있든?”

  “어찌 이래? 같은 신세라고 좋아할 때는 언제고.”

  “같지 않으니 말야. 평생 글 배운 놈은 글로 먹고살고, 그림 배운 놈은 그림으로 먹고살고, 밭일 배운 놈은 밭일로 먹고살지. 나랏님도 똑같지 않든. 그러니 벼슬아치는 벼슬아치, 나랏님은 나랏님, 상놈은 상놈이라 부르지.”

  “세상이 이런걸.”

  “세상이 이렇지.”

  두 사람이 무슨 말을 떠들건 지네 발 같은 행렬은 다시 목적지로 향했다. 금파의 왼발이 땅을 밟으면 오른발이 뒤따르고 오른발이 땅을 밟으면 왼발이 뒤따랐다. 두 발의 움직임이 다른 사람 몸에 들어온 듯 낯설었다. 젖은 땅과 풀과 자박이는 발소리도 한순간 생경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금파는 다시금 자신의 처지를 깨달았다.

  처지를 되새기다 보면 어느새 물 떨어지는 소리가 점차로 커져 왔다. 근처에 폭포가 있었다. 빛 조각이 폭포 물줄기를 따라 흐르는 모습을 보며 금파가 말했다.

  “쇠 금에 물결 파를 써서 금파다.”

  “무슨 뜻인데?”

  “할배가 물결에 쪼개진 볕이 금붙이 같다고 해서 붙였지. 그런 사람이 되라고 말야.”

  “흥, 버리기는 아까운 이름이군.”

  “그럼, 기녀나 되면 쓸까.”

  “안 돼. 차라리 나 줘라.”

  “싫다. 팔기라도 하면 모를까, 너는 돈도 없고 신분도 미천하지 않으냐.”

  “얼어 죽지도 않을 년, 버린 이름이래 놓구서는.”

  입을 댓발 내민 능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금 파는 금방 무안해져 능가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름이 무어 돈 되는 것도 아니고, 그래, 너 해 라. 내가 능가고 네가 금파다. 금파야, 됐느냐?”

  능가가 이름을 고집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금파 에게 쓸모없는 교환은 아니었다. 금파는 능가의 이름을 가짐으로써 조금 더 반역자 자식으로서의 제 처지를 비관해도 될 것 같았다. 관리들의 허례 허식과 사치도 욕보여야 옳아 마땅하리라는 확신도 더욱 들었다.

  계곡을 벗어나려는데 앞에서부터 수선스러움 이 머리를 타고 흘러왔다. 인부들의 삯을 노리고 나타난 산적들이었다. 다투는 소리가 잠시 들린 끝에 비명이 울렸다. 맨 앞의 이들부터 하나둘 베여나가고 있었다. 바닥에 쓰러지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금파는 묶인 손목이 무거워져 땅에 처박힐 것 같았다. 산 내음이 묻히도록 비릿해져 와 금파는 보이지 않아도 피로 칠갑한 산적의 모습을 떠올렸다. 이대로 죽어버릴까,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을까 하는 생각이 수 초 만에 수십 번이나 스쳐 지나갔다.

  얼어붙은 금파의 몸을 누군가 끌어당겼다. 정신을 차려보니 금파의 손목에는 밧줄 대신 능가의 까만 손이 감겨 있다. 금파는 또다시 낯선 기분을 품고 달렸다.

 

3

  두 작은 인영이 풀숲을 가로질렀다. 능가의 다른 손에는 어디에 숨겨왔는지 쇳조각이 들려있었다. 능가와 금파는 말라붙은 목으로 침을 삼키며 자리에 섰다. 더 이상 따라오는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으나 안심할 수는 없었다. 둘은 근처 큰 바위 밑에 숨어 앉았다. 덥고 거칠며 긴장을 놓지 못한 숨소리가 좁은 공간을 더욱 좁게 만들었다.

  “나는 더 이상 산 아래로 내려갈 수는 없는 몸 이다.”

  침묵을 뚫고 금파가 말했다. 능가는 의문이 가득한 눈으로 금파를 보았다.

  “내가 말한 경을 칠 일이란 관리들에게 그림을 파는 일이었다. 집집마다 동냥하러 나가면 장난삼 아 그림을 얹어주고는 했는데, 어째선지 관리들 이 하나둘씩 찾아와 내 그림을 사갔다. 한데 무슨 욕심인지 그림을 자기 것 삼을 요량으로 서명을 꼭 빼라고 하더란 말야. 난 그런 관리들을 경멸하 면서도 돈을 받는 신세가 뭣 같아 몰래 내 필명을 쓰고 팔았다. 화조라고 말이지. 다시 도망까지 쳤으니 내 목은 멀쩡하게 붙어있지 못할게다.”

  그렇게 말한 금파가 능가는 어찌할 작정인지 물었다. 능가는 혼자라도 평양으로 올라가 기녀로 살겠노라 대답했다. 능가의 까만 눈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결연함이 깃들어 있었다.

  결국 금파는 평양까지 능가와 동행하기로 했다. 각자 산을 탔다가는 오늘처럼 예상치 못한 봉변을 당하기 십상이었다. 뒤쫓아 올 관군들을 피해머물 곳을 찾을 작정이기도 했다. 그들은 사백 리가 넘는 길을 내리 걸었다. 무더위로 땀에 젖었을 때는 서로 보초를 서며 냇가에서 몸을 씻었고 주린 배는 주변에 떨어진 밤이나 산 열매로 달랬으며, 그마저도 없으면 이름 모를 풀을 먹었다. 제아무리 동식물에 빠삭한 금파더라도 열넷 묵은 머리로는 한계가 있었다. 운이 안 좋으면 입가에 마비가 오기도 했다. 그들은 산에서 일곱 밤을 보내고서야 마침내 평양에 도착했다.

  헤어지기 전 능가는 이름을 받은 대가로 금파 의 부를 약속했다. 기녀가 노력해 보았자 영감쟁 이에게 첩들어 사는 방법밖에는 떠오르지 않았지 만, 그럼에도 능가의 보은하려는 마음이 기특했 다. 금파에게는 과분하기도 했다. 감사는 능가 덕에 살아남은 금파의 몫이었다. 금파는 능가를 배웅한 뒤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산 중턱까지 오르려 했다. 하지만 그 사이 진이 다 빠지고 만 작은 몸은 코앞의 너른 바위 위로 드러누웠다.

 

  꿈속은 여전히 기녀로 팔려 가는 길이었다. 금파가 이보시오, 이보시오 하며 인부를 불렀으나 기척이 없으니 어딘가로 사라졌음이 분명했다.

  그때 생전 들어본 적 없는 여인의 목소리가 능가가 누구냐 물었다. 여인의 허리춤에는 기다란 검집 하나가 달려있었다. 저 거추장스러운 옷에 검이 웬 말인가. 금파와 능가의 시선이 마주쳤다. 낯선 상황에 흔들리는 능가의 까만 눈을 본 금파는 자기가 능가라 외쳤다. 한 발 한 발 다가오는 여인에게서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져 금파는 옆을 돌아보았다. 능가는 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능가뿐만이 아니었다. 폭포 소리, 수풀과 계곡, 바위마저 사라지고 없었다. 그때야 금파는 그들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늘을 날고 있음을 깨달았다.

  여인의 팔에 안긴 채 금파가 허우적거렸다. 팔에 배가 짓눌려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여인은 이미 금파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금파 역시 여인의 정체를 알아챘다. 바로 신선이었다.

  “네 죄를 잊은 모양이구나. 네가 팔려 가는 이유는 감히 관리들을 농락했기 때문이라지?”

  금파는 화조의 짓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으나 여인은 그마저도 꿰뚫어 보았다.

  “화조야, 사람이 죽어서 이름을 남길 수는 있어도 살아서 나를 감출 수는 없다. 방금 네 스스로 능가라 외친 이유는 무엇이더냐?”

  뱉으면 사라지는 이름이었다. 이름 하나 때문에 눈물을 글썽이던 열댓 살 계집이 눈앞에 아른거 린다. 이유를 깨닫자 금파는 명치끝이 쓰려왔다. 위로하려 베푼 한낱 안이한 연민이었다.

  능가가 금파가 된들 눈썹 끝에 그려진 기미가 지워질리도, 불현듯 금파처럼 붓을 놀릴 줄 알게 될 리도 없다. 금파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익어버 린 재주를, 어쩌면 기억을 잃더라도 몸에 배어있을 그 재주를 지워버리지 못할 것이다. 재주란 낙인이었다. 금파의 아비가 그림을 그렸고 금파가 그림을 그리듯 피라는 올가미는 이토록 사소한 것까지 옥죄었다. 능가는 그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감히 누가 누굴 위로할 처지가 아니었다. 금파는 배에 힘을 꼭 주고 땅을 내려다보았다. 코딱지 보다도 작은 집집들이 더욱 멀어져 개미 눈곱만큼 이나 작아졌다. 신선에게는 천민이건 임금이건 다만 개미 눈곱만할 뿐이리라 금파는 생각했다. 신선이 사는 세상에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신선 나리, 금파는 능가가 되고 능가는 금파가 되려면 어찌해야겠소.”

  절박하게 물었으나 대답 대신 금파의 몸이 멀어졌던 고려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헉’소리를 내며 금파가 꿈에서 깨어났다. 심장이 쿵쿵 뛰는 것도 잠시 가슴 속 깊이 조롱당한 듯한 모멸감이 차올랐다. 입맛대로 선이 그어진 세상에서 만인의 평등과 부귀영화란 양민들의 터무니없는 허깨비라 말하는 듯했다. 그렇다면 꽃과 새 따위로 백만 번 선을 가리려 한들 아무 소용이 없었다. 금파는 당장에라도 그림을 찢어발겨 버리고 싶었지만 두 손에는 흙먼지만 풀풀 날렸다. 목숨 부지에 바빠 금파의 바람은 그리는 족족 관리들의 허영에 기대어 모두 팔아버렸기 때문이다. 피비린내 같은 혐오감이 모순으로 뭉친 자신에게 밀려들었다.

  능가에게 준 이름을 더 이상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금파는 영원히 화조로서 살아가고자 다짐했다.

  그렇게 일이 년 산속에서 은둔하던 화조는 능가를 보러 갔다. 능가는 역시나 기녀가 되어 있었다. 금파라는 기명을 쓰고서 말이다. 관료들이 모인 앞에서 능가의 억센 손이 현을 튕기고 그림을 그렸다. 어찌나 열심히 연습했는지 이전에는 없던 굳은살이 붓대와 현이 닿는 마디마다 박여있었다. 관자놀이의 기미는 말끔하게 사라지고 피부도 희고 고운 분결이었다. 그런데 새벽이 되어 자리에 드는 능가의 모습은 낮에 보았던 모습과 달랐다. 조금은 희어졌지만 여전히 어둔 빛을 띠었고, 기미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능가는 분칠로써 필사적으로 그 얼룩을 가린 것이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분칠하고 매일 늦게 분을 지웠다. 능가는 그럴 때마다 한숨을 쉬었다.

  며칠간 그런 능가의 모습을 보던 화조는 산으로 돌아갔다. 온갖 치장을 지우고 본래의 모습을 한 능가가 금을 연주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림 속의 능가는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실로 능가는 연주할 때만큼은 즐거워 보였다. 흥에 겨운 악곡으로 연회의 분위기에 취한 이들을 보기를 좋아했다. 만일 능가가 기녀로 지내지 않았더라면, 능가가 금파 아닌 능가로 있을 수 있었다면 이런 표정을 지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림은 사실이 아니었다. 즐거움과 행복은 같아 보여도 거리가 있는 것이었다. 즐거움 이상이어야지만 행복에 다다를 수 있는데, 지금의 능가에게는 연회의 즐거움만 있었다. 금파는 붓끝이 마르도록 그림을 보더니 이내 붓을 놓고 종이를 접으려 들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바꾸어 종이를 돌돌 말아 마른 줄기로 봉했다. 산에서 내려가는 일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대문 앞에 서고 보니 무섬증이 일어 문턱을 건너지 못하고 우왕좌왕이었다. 그때 별 안간 한 사내가 말을 걸었다.

  “잘 그렸구나.”

  웬 젊은 사내였다. 차림새를 보아 관리인 듯싶었다. 화조는 소문이 벌써 평양에 다다랐나 싶어 도망치려 들었다. 사내는 그런 화조의 손목을 콱 쥐었다. 마주 본 사내의 눈길에서 화조를 파헤치려는 기운이 느껴졌다. 때마침 기녀 차림을 한 능가가 나타나 사내를 화조에게서 떼어놓았다. 능가와 사내의 대화를 듣고서야 화조는 그가 손님 인 줄을 알았다. 사내는 위협하고자 함이 아니었으며 다음에 또 보게 된다면 통성명을 하고 싶다 말하고는 기루로 들어갔다.

  능가는 오랜만에 만난 화조를 반갑게 맞이했다. 지금에야말로 약조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이 못 내 들떠보였다. 그러나 능가가 기루에 남아있을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능가는 곧 기루를 떠나 관청에서 관리하는 교방의 기녀로 들어가야 했다. 궁중 잔치에 불려 간 능가의 악무가 왕의 눈에 띈 까닭이었다. 능가는 그곳에 가서 더욱 실력을 갈고닦아 누구도 뛰어넘지 못할 재주를 완 성하고자 했다.

  화조는 능가에게 그림을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곧 교방으로 갈 능가의 만족스러운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입술이 쉬이 떨어지질 않았다. 능가의 그 미소는 하나밖에 없는 재주로 으스대던 금파 와 닮아 있었다. 화조는 그림을 주는 대신 나를 화조라 불러달라는 부탁만 남기고는 기루를 나왔다.

 

  능가는 자기 손을 태워 화조의 그림을 팔고자 했다. 화조는 짧은 시간이나마 새로운 화풍을 연구하고 연습했다. 완성한 그림은 약속한 시일 능가에게 주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능가는 당에서 건너온 그림인 척객들에게 화조의 그림을 팔았다. 예상대로 그림은 건네준 족족 팔려나갔다. 화조도 오랜만의 그림에 들떠 하루를 종일 그림으로 보내며 기루를 오갔다. 이것이 바로 화조의 일이었다. 흔히들 생각하는 의미에 맞추어 사물을 배치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그려 많은 사람의 입맛에 맞춘다. 실로 그림을 사는 이들은 그것을 원했다. 그래서 화조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다양한 그림을 그려 왔다.

  그런데 살아생전 화조의 아버지만은 달랐다. 화조가 아무리 뛰어난 그림을 그려가도 만족하지 않았다. 자꾸만 대상을 제대로 보라고 했다. 도무지 화조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었다. 어느 대상이건 제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겉모습밖에 없었으므로 그 이상의 것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다. 화조에게 대상이란 보이는 그대로의 사물, 으레 호사가들이 그러듯 끼워 맞춰 해석해야 하는 존재일 뿐이었다. 아버지의 목이 떨어지면서 화조의 고집은 아버지를 향한 불신으로 더욱 완고해졌다. 그러니 화조는 껍데기뿐인 그림을 팔면서 의미는 손들에게 그 몫을 던졌었다. 다만 때때로 밤이 깊을 때면 화조의 속은 귀뚜라미 울음 처럼 시끄럽다가 가라앉고는 했었다.

  지금이라면 그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그림을 판 값이 겹겹이 쌓여가는 만큼 후회도 몸을 불렸다. 모든 미련을 버리겠다 다짐했으면서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화조는 능가에게 주지 못 한 그림을 품고 그토록 원망하던 아비의 말을 곱씹고 또 곱씹었다.

 

4

  행수 운향의 기루 관리는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었다.

  그가 기녀 운향이었을 무렵에는 지금의 금파처럼 뛰어난 재주꾼이었다. 특히나 신통한 글재주로 갓 관직에 임명받은 영식들의 호기로움을 꺾기도 했다. 뿐만이랴, 셈에도 능통해 기루의 재정 관리까지 도왔었다. 당시 운향은 단번에 행수의 마음을 사고 시간이 흘러 지금의 행수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러나 그 후로부터 어째선지 곳간에 쥐구멍이라도 난 듯 수지가 맞지 않은 날이 생겼다. 그런 날이 늘자 처음은 적극적이던 운향도 사기를 잃어갔다. 결국 운향은 기루에 더 이상의 낭비가 없도록 최소한의 운영만 하기로 수를 두었다. 곧 행수가 기루를 그만둔다는 이야기까지 나 돌자 다음 행수 자리는 대체 누가 앉으려는가 하는 질문이 기녀들 사이에 화두로 올랐다.

  창기(倡妓) 항아는 벌써 그 자리를 눈독 들였다. 항아는 기루에서 나고 자란 천생 기녀였는데, 용모도 곱고 노력도 기루에서 제일 열심이라 자부했었다. 항아는 운향이 기녀일 적부터 몹시 따랐고 운향 역시 그런 항아를 아꼈다. 그러니 다음 행수 자리는 제가 떼놓은 당상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기녀들은 까딱해야 일이 년 전에 나 들어온 금파에게 관심을 쏟았다. 행수 자리를 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금파가 기루의 문턱을 넘고 들어오면 그 뒤를 졸졸 쫓았다. 항아는 금파의 뒷모습만 괜히 얄상스럽게 보았다. 굴러들어 온 것이 생김새도 시원치 않고 믿는 구석이라곤 그림뿐이었다. 항아는 이곳을 얼른 벗어나려는 듯 한 금파가 영 못마땅했다.

  항아는 빨래터에서 돌아온 비녀를 시켜 금파네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엿듣고 오라 일렀 다. 서둘러 보낸 것이 무색하게 비녀는 얼마 안 가 돌아오고 말았다. 아무래도 항아가 다녀가자 마자 금파와 사내는 이야기를 마친 듯싶었다. 그 러나 뒤이은 비녀의 말에 항아는 반색했다. 심부름이 말짱 허사는 아니었는지, 이야기를 통해 항아는 근래 기루에 들락거리던 거지가 화조이자 조금 전 손임을 알아챘다. 화조에 대해서는 항아도 조금은 알았다. 얼마 전부터 김용수라는 하급 관료가 박은이라는 동료와 함께 기루에 자주 오는데, 술에 취하기만 하면 과거 화조라는 환쟁이에 크게 덴 일을 하소연했었다. 하물며 비녀는 그 허름한 사내만 다녀가면 금파의 방에는 종일 먹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분명 같은 이였다. 항아는 손님의 정체를 빌미로 콧대 높은 금파에게 수치를 안겨주겠노라며 모종의 계획을 꾸몄다.

 

  화조는 기루를 벗어나는 지금도 능가에게 그림을 주어야 하나 고민했다. 만일 그림을 준다면 능가가 해온 그간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라 말하는 것과 같았다. 능가가 그림을 받는다면 달가워 하지 않을 것임이 분명했다. 화조는 능가에게 똑같은 회의를 안기고 싶지도, 불똥을 튀기고 싶지도 않았다.

  얼마 후에 기루에서 보낸 서찰이 화조에게 도착했다. 금파가 기루를 떠나기 전 마지막 연주를 하게 되었으니 중요한 객들을 초대한다는 내용이 었다.

 

  용수가 손을 들어 박은을 불렀다. 박은이 마주 인사하며 용수의 옆에 앉았다. 두 사람은 금강산 에서 만난 이후로 공과 사를 같이 하는 동료이자 친구가 되었다. 정각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기녀 금파가 나타났다. 짧은 인사 후에 금파는 항아와 함께 춤을 추고 금을 연주했다. 재주는 시원 찮았으나 항아도 고운 얼굴 하나로 금파 못지않게 기루에서 유명했다. 객들은 눈과 귀가 즐거워진 듯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은은 자신의 착각이라고 여겼지만 방 안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나 금파의 얼굴에 늘 자리하던 여유가 부족해 보였다. 붉은 손끝이 현을 문지르고 튕기면 자국이 조금씩 남았다. 다시 보니 옷소매로 교묘하게 가렸을 뿐, 금파의 손은 날카로운 무언가에 베여 있었다. 그런데도 금 파는 마지막으로 연주하는 순간까지도 많은 객들의 박수 세례를 받았다. 식은땀에 반들거리는 얼굴로 금파가 인사했다.

  이제는 항아의 표정이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갑작스럽게 품에서 단도를 빼 들어 금파에게 달려 들었다. 짧은 순간 박은의 시선에서 익숙한 인영이 나타나 앞을 막았다. 박은이 그의 정체를 알아 채기도 전에 용수가 벌떡 일어나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켰다.

  “화조!”

  금파가 갈라지는 목소리로 화조를 불렀다. 박은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조각이 맞추어졌다. 전에 그림을 펼쳐보던 비녀가 바로 화조였다. 금파가 기루에서 그림을 판다고는 들었으나, 설마 저 비녀가 그림의 원래 주인이자 화조일 줄은 몰랐다. 아니, 어렴풋이 의심은 하고 있었지만 제 눈으로 직접 보고 나니 도무지 믿기 힘들었다.

  “금파, 이년!”

  항아가 다시 단도를 붙들고 일어서자 용수와 박은이 서둘러 그를 제압했다. 그런 사이 비틀거리며 일어난 화조는 항아를 잠시 보더니 왼 어깨를 부여잡고 사라졌다.

 

  그런 일이 있던 후로 항아는 행수를 따라 기루를 나가게 되었다. 평소 그를 잘 따르던 항아였기에 행수의 일을 돕겠다고 했다. 금파는 예정대로 기루를 떠나는 날 여태껏 정을 두지 않은 일로 항아에게 용서를 구했다.

  “제일가는 기녀가 되고 싶었다. 내가 악과 그림에 즐거움을 느끼는 줄은 몰랐으니……. 단지 그 때문이야.”

  기루를 나오면서 화조는 능가에게 끝내 그림을 전하지 않기로 했다. 기루의 담장이 끝날 무렵 화조는 무심코 능가를 부르려 했다. 그러나 곧 그를 그리 불러서는 아니 된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능가는 금파가 되었다. 그 금파는 화조의 금파가 아니었다. 소작농의 여식으로 태어나 스스로 기녀가 되기를 택한 금파는, 반역이란 불명예한 일로 떠밀리듯 반가 여식에서 노비가 된 금파가 아니었다. 소리와 글자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이름이었다. 화조의 앞에서 항아가 이름을 불렀을 때 묘하게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던 것도 그런 이유 였다. 그리고 지금 화조 스스로 ‘금파’라는 단어를 만들었을 때 울리는 소리는 너무나 생경하고 또 익숙했다. 화조는 비로소 그 이름이 제게서 명실 공히 버려진 동시에 타인의 것임을 실감했다.

  “허면 너를 무어라 부르면 좋겠느냐?”

  화조이지요. 누군가의 물음에 화조는 대답했다. 지나치는 이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화조의 행태를 보며 이상하다는 눈길로 훑어보고 제 갈 길을 갔다. 그들에게 보이지는 않았으나 화조의 옆에는 꿈에서 보았던 신선이 있었다.

  그즈음 그들은 마을 어귀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신선은 어느새 모습을 감추었으나 화조는 홀로 산길을 오르며 말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대상을 제대로 보라 하셨지요. 한데 저는 역시 보이는 것이 다 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은 곧 보고 싶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기녀 금파를 본 날 소인, 그를 그 리며 그가 능가이길 바랐지요. 그러나 금파의 마음과는 달랐습니다. 어쩌면 당신도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보고 싶은 것을 보았고 보인 것이 보고 싶은 것이었기에……. 소인 이제껏 당신과 문반들을 미워했는데, 저조차도 다를 바 없었습니다. 당신이 보고 싶은 것을 터무니없다 보았으며 끝내는 당신에게 여인의 껍데기를 씌웠습니다. 그러니 모든 응어리는 버리렵니다. 이제는 소인의 옛 이름도 당신 때문에 버린 것이 아니요, 같은 까닭으로 능가에게 준 것도 아닙니다. 오롯이 제 의지입니다.”

 

  산으로 돌아간 화조는 붓을 쥐고 기루의 풍경을 그렸다. 그곳에는 하늘 아래 조그맣게 춤을 추고 있는 금파를 목련 나무에 앉은 까치가 내려다 보고 있었다. 

 

10·18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소감


  누가 소설의 주제를 묻는다면 뭐라고 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었습니다.

  처음 <화조>는 남이 되고 싶은 나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진부하지만 보이지 않는 신분이 남아있는 사회와 남의 겉만 보고 동경하는 요즘을 옛날에 빗대어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우리가 남을 동경하고 닮으려 하는 이유는 사회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처음 가족이라는 내부 세계를 접하고 그 속을 살아가면서 나를 이룹니다.

  화조는 아버지를 향한 반발심으로 외부 세계마저 비뚤게 보는 인물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재능과 이름, 가치관과 신분까지 전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차라리 남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외부 세계에서 우여곡절을 겪는 동안 화조는 거부했던 것을 받아들이고 그 순간 진정으로 독립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부모를 향한 자식의 애증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읽을 작품 하나 완성하기’라는 버킷리스트를 완료하니 기쁩니다. 이제는 더 재미있고 읽기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발판이 되어 주겠지요. 단점을 일일이 꼽기 힘들 만큼 미흡한 작품을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고 소중한 의견을 남겨주신 지인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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