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칼럼-나의 연구, 나의 교육] 돈 벌고 싶은가?
[교수칼럼-나의 연구, 나의 교육] 돈 벌고 싶은가?
  • 언론출판원
  • 승인 2023.10.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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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주변에는 돈을 많이 벌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참 많다. 취업한 지 10년 정도 된 제자도 최근 서울에 아파트를 샀다고 하는걸 보니 돈 많이 번 사람들이 주변에 많기는 하다. 광고, PD 등 소위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자주 있는 일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이지 못한 것 같다. 그저 막연한 생각에 취업 스펙을 정하고 그 요건에 맞추려 한다.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마음이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다.

  젊어서 실패는 돈 주고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라고 하던데 그러고 싶지 않은 게 대학생들 마음이다. 게임을 할 때도 자기 캐릭터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유튜브를 열심히 보고 따라 한다. 쓸데없이 헤매다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다. 영화를 보려 해도 댓글을 열심히 본다. 행여나 잘못된 선택을 해서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다. 이러한 행동 밑바닥에는 손해 보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고 손해 보지 않으려면 전문가 의견을 따르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유 전문가와 지배 전문가로 구분할 수 있다. 자유 전문가와 지배 전문가를 구분하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자유 전문가 의견을 듣지 않는다면 그저 손해 보는 정도다. 게임 전문가 의견을 듣지 않는다면 캐릭터 키우는데 시간 손해 정도만 감수하면 된다. 그러나 지배 전문가 의견을 듣지 않는다면 구속과 같은 법적 제재를 받는다. 예를 들면 코로나 때 의사 의견을 듣지 않고 멋대로 행동하면 법적 제재를 받았던 것과 같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전문가 세상이고 전문가가 돈을 많이 버는 사회다. 그래서 모두가 전문가가 되어 돈을 벌고 싶은데 그나마 시스템화되고 제도화되어 있는 전문가만을 위해 모두 달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의사, 변호사, 판사 등 익히 사회에 알려져 있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전문가들을 지배 전문가라 한다. 지배 전문가가 돈을 많이 벌기는 하지만 모두가 그들처럼 될 필요는 없고 동경할 필요도 없다. 우리에게는 자유 전문가가 있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 연출로 수십 년 무명 감독에서 벗어난 황동혁 감독처럼 자신만의 전문 영역을 찾아 그 분야의 전문가가 스스로 되는 길이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전문가가 되는 것에 두려워한다. 왜냐하면 길 전체가 보이지 않고 심지어 시작 점도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비지니스 모델이 없으니 어디서 돈을 벌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길을 가기 두려워하는 것이다. 영화를 볼 때도 실패하지 않는 선택을 위해 수많은 댓글을 찾아보는데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길을 성큼성큼 갈 수 있겠는가? 명확하게 시작점과 종착점이 보이는 그 길을 향해 가는 것이 그래서 이해된다.

  세상이 전문가 중심으로 되어가는 것에 찬성할 수 없지만 그 흐름은 막을 수 없다. 개인의 선택과 결정이 최고 가치가 되어야 하지만, 모두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자유 전문가가 된다면 그것 또한 나쁘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극복해야 한다. 돈키호테처럼 용감하면 더욱 좋지만, 오늘 당장 저녁 식당을 발길 닿는 데로 가보자. 설사 맛이 없다 한들 작은 실패에 실망할 필요 없다. 전문가에 대한 생각이 더 궁금하다면 이반 일리치의 『전문가들의 사회』 책을 추천한다. 글재주 없는 광고학자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알려준 학과 교수님들에게 감사한 마음 전한다.

진홍근(미디어영상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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