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지역대학 혁신사업인 ‘글로컬 대학 30’의 신청이 지난 5월 31일 마감되었다. ‘글로컬 대학 30’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대학 가운데 지역 발전의 허브 역할을 할 대학 30곳을 연차적으로 선정, 5년 동안 1,000억 원(연간 200억 원씩)을 지원하는 매머드급 고등 교육 혁신사업이다.
사업 규모가 이쯤 되다 보니 거의 모든 지역대학이 사활을 걸고 저마다의 혁신안을 담아 신청한 결과, 총 108개교가 신청했다고 한다. 자격을 갖춘 4년제 사립대 66곳 중에서 64개교가 신청하였다니 그 경쟁 열기를 짐작할 만하다. 경남에는 우리 경남대학교를 포함 7개교가 신청하였단다. 이들 대학을 대상으로 올 6월 중에 15개 대학을 예비 선정하고, 이들의 세부 실행계획서를 9월까지 제출받아 10월에 10개 대학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연차적으로 4년간 총 30개 대학을 선정한다.
이 사업의 핵심 키워드가 ‘혁신’, ‘지역+대학’이란 점에서 일찍부터 지역사회와의 산학협력체제를 단단히 구축하고 전국 최상위권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어온 우리 대학으로서는 내심 기대를 가질 만하다. 그러나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에 일단 6월의 예비 심사 결과를 차분히 기다려 보기로 하자.
그와 동시에, 이번 글로컬 대학 신청을 계기로 우리 대학의 교육 체제 전반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야만 할 것 같다. 올해 42만 8,000명이던 대입 학령인구가 2040년에 28만 명으로 급감하는 이 상황에서, 지금 우리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남에게 변화를 강요받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기존의 방식대로 신입생을 좀 더 열심히 모집하고, 강의실 수업을 좀 더 열심히 하다가 신입생 충원율이 낮은 학과는 모집 중지를 시키고……. 이렇게 하는 것이 ‘더운물에 개구리 삶기’와 뭐가 다르겠는가.
그로 인해 머지않은 날, 외부의 힘에 의해 억지로 변화와 혁신을 강제당하지 않으려면 지금 우리 스스로 더 늦지 않게 업무 평정 방식과 성과 관리, 보수 체계, 인사 제도 등을 바꾸는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만 우리 스스로 신입생이 정원보다 넘쳐나고, 재학생들의 자부심이 넘쳐나고,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학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래야만 50년 후에, 100년 후에도 우리 경남대학교가 지역사회 교육의 메카로 여전히 이 월영언덕에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