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2929] 소중한 추억
[톡톡2929] 소중한 추억
  • 강화영 기자
  • 승인 2021.01.0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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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다닐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학교 다닐 때가 좋을 때다’, ‘대학교에 가고 사회로 나가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날 거다’등이다.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공감하지 못했고 그저 빨리 대학교에 입학해서 새로운 친구와 캠퍼스 생활을 즐기고 싶었다.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했지만, 코로나19로 내 생각과 다른 모습으로 한 학년을 마무리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문득 이전에 공감하지 못했던 말처럼 치열했지만 좋았던 고등학교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에 깊게 잠기면서 하나하나 쌓여있던 추억들이 떠올랐고 그중 모두가 가지고 있지 않을 소소하지만 특별했던 순간이 생각났다.

  때는 수능이 6일이 남은 시점으로 마지막 야자를 기념하는 소등식 날이었다. 평소 야자와 다르게 소등식 준비로 시작했고 안내 방송이 나오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하나, 둘, 셋 탁. 늦은 밤까지 소수의 인원이라도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친구들을 위해 항상 밝았던 교실에 어둠이 깔렸다. 어둠이 깔린 교실 안에서 바라본 교실과 창문 밖의 풍경을 잊지 못한다. 벌레가 꼬여 싫어했던 둥근 가로등의 불빛이 서서히 교실에 스며들었다. 매일 바라보며 학교에서 나가고 싶다고 느꼈던 운동장과 어디론가 향하는 자동차들, 늘 곁에 있었던 어둠과 빛들이 평소와 다르게 다가왔고 하나의 그림을 보는 듯했다.

  교실 안 은은히 빛나는 가로등의 불빛 그림자 아래 친구들과 서로 이때까지 수고 많았고 마지막까지 힘내자는 말을 주고받으며 몽글몽글한 마음이 피어났다. 그리고 모든 것을 억누르는 부담감에 오히려 괜찮은 척, 조금이나마 어른인 척했던 내가 짧은 시간이라도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났다. 아이처럼 떠오르는 대로 생각하고 다가오는 그 자체로 받아들이며 수능 전에 놀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입학하고 어색한 상황에서 맞이한 첫 야간자율학습부터 몰래 나갔다가 들어온 순간, 감독 선생님 몰래 게임 하는 순간 등 이때까지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입시의 부담감으로 깜깜하기만 했던 고등학교 생활에 친구라는 빛이 있어 조금은 밝게 빛날 수 있었다.

  친구이지만 경쟁자이기도 한 구조 속에서 울고 웃으며 하루의 절반을 같이 보내던 시간이 코로나19로 달라진 상황에서 더욱 소중해졌다. 또한, 비대면 수업으로 바뀌면서 내 생각과 다른 대학 생활로 인한 실망감 때문에 더 생각이 난다. 친구들과 몸은 각 지역에 따로 떨어져 있음에도 추억 하나로 다 같이 있는 듯 이야기했던 날들은 힘든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이었다. 앞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다른 추억이 쌓이겠지만,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들과 추억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마스크 없이 놀러 다니던 그때처럼 하루빨리 상황이 나아져 마음 편하게 친구들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조수미(간호학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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