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공화국’과 ‘지방 식민지’를 넘어
[사설] ‘서울공화국’과 ‘지방 식민지’를 넘어
  • 언론출판원
  • 승인 2020.10.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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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라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그 나라의 가장 크고 발전된 도시라는 법은 없다. 미국의 워싱턴DC, 캐나다의 오타와, 독일의 베를린, 오스트레일리아의 캔버라, 브라질의 브라질리아처럼 정치적 중심지이지만 경제적 중심지가 아닌 경우는 생각보다 적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람, 물자, 문화, 권력 모든 것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집중된다. 그리하여 수도권과 지방 사이에는 인구, 일자리, 의료, 교육, 문화, 교통 등에서 엄청난 불균형이 존재한다. 이러한 불균형은 수도권에는 부동산 가격 폭등을, 지방에는 지방소멸과 도시쇠퇴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옛부터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 가라는 속담도 있으니 서울 집중은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최근의 발전과정에서 심화된 것도 사실이다. 한강 이남으로 인구를 분산시킨다고 국가가 강남에 주었던 각종 특혜는 서울을 강남공화국으로 재탄생시켰다. 같은 시기 경부선 라인의 동남권은 산업화의 수혜를 입었지만 서울의 계획을 실행하는 생산기지로서 제한된 역할만을 담당했을 뿐이고 다른 지방은 그럴 기회조차도 없었다. 게다가 민주화와 지방자치 부활 이후 불균형이 더 심화되는 역설이 일어났다. 시장 자유화는 수도권과 지방을 불평등한 시장경쟁 속에 밀어 넣고 불균형을 시정할 수 있는 국가의 역량을 제약했다. 지역주의와 결합한 지방자치는 지방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대신 토건 사업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았다. 지방은 인력과 부가가치를 서울에 공급하는 ‘식민지’가 되었고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 되었다.

  무엇을 해야 할까? 국가가 구조화하고 시장이 심화시킨 지역 간 불균형을 지방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교육, 의료, 교통 등 지방이 낙후한 영역에서 과거에 국가가 서울에 주었던 것에 비견될 만한 파격적이고 종합적인 특혜를 주는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방도 자신의 역량을 끌어 올려야 한다. 메가시티 추진, 공공의료 확충 등 다양한 노력들이 우리 지역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시작된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은 우리 대학을 포함한 지역 대학들이 연합해 지역 산업을 혁신할 우수한 청년 인재의 양성을 목표로 한다. 선발된 인재는 장학금과 특별교육을 받고 지역 대기업에 입사한다. 하모펀드는 지역에서 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조하는 청년창업가의 성장에 투자한다. 실력과 아이디어는 좋지만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이 도전할 만하다. 지역의 밝은 미래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청년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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