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에 고운 최치원 선생(이하 최치원 선생)의 학문적 업적을 연구하는 고운학연구소가 있다. 한중 문화 교류,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 고운학의 인문학적 가치 탐구를 위해 설립된 연구소는 올해로 설립 6년 차를 맞이하는 우리 대학 부설 연구소다. 고운학연구소의 활동과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알아보자. / 대학부
2015년 우리 대학에 최치원 선생의 생애와 사상을 재조명하고 학문으로 정립하는 고운학연구소가 설립되었다. 전국 대학에서 최치원 선생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학문화한 최초의 시도다. 설립 이후 6년간 고운학 학술대회 6회, 최치원 유적지 학술답사 7회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 고운 최치원 선생의 생애
신라 6두품 출신인 최치원 선생은 12세에 당나라로 유학을 떠나 관직 생활을 했던 학자다. 황소의 난을 진압하는 과정에 작성한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통해 문장가로 명성을 얻어 중국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29세에 귀국하여 신라 개혁을 시도했지만, 신분의 벽과 당시 중앙 귀족의 반발에 막혀 좌절했다. 이후 지방으로 내려가 제자들을 양성하며 지냈는데 이때 머물렀던 지역 중 하나가 창원이다.
우리 대학 곳곳에도 최치원 선생의 흔적이 보인다. 월영캠퍼스 내에는 고운 선생이 생활하던 합포별서, 후대에 최치원 선생의 가르침을 이어받고자 세워진 월영서원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정문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월영대가 있다. 최치원 선생이 수양했다는 고운대, 최치원 전설이 남아있는 돝섬 역시 우리 대학과 멀지 않다. 월영캠퍼스와 월영지의 이름 유래, 16년 문과대학의 고운관으로 명칭변경 역시 이러한 배경을 반영한 결과다.
■ 고운학, 무엇을 배우나요
고운학은 말 그대로 고운 최치원 선생을 학술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이다. 최치원 선생은 당나라와 신라에서 각각 관료 생활을 경험해 뛰어난 국제적 감각을 지닌 인물이다. 진성여왕에 시무십여조를 건의하며 신라 말기에 개혁을 추진했다. 문장가, 학자로서도 능력 있어 사산비명, 계원필경, 법장화상전 등 여러 저서를 남겼다. 고운학연구소 주최 학술대회를 살펴보면 고운학을 간략하게 알 수 있다. ‘합천 가야산이 품은 고운 최치원의 인문적 가치’, ‘최치원의 국제 문화 교류와 콘텐츠의 현대적 활용 방안’, ‘고운 최치원의 학문과 사상’ 등 고운학은 최치원과 관련한 지역과 사상 그리고 현대에 맞춘 활용 방안을 연구한다.
김정대 고운학연구소장은 최치원 선생의 사상이 과거에 멈춰있는 단순한 문화유산이 아니라고 말했다. “신라 말기 역시 갈등이 많았던 시대였습니다. 갈등의 시대에 해답을 제시하는 고운학은 지금 시대에도 적용 가능한 학문입니다.”라며 김 소장은 고운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사회에도 이념 차이에 따른 정치적 갈등, 지역 간 갈등, 계층 간 갈등 등 수많은 갈등이 있다. 이러한 갈등의 시대에 고운학은 오늘날 우리에게 포용과 화합의 방법을 제시한다.
■ 지금까지의 활동을 돌아본다면
김 소장은 고운학연구소가 다양한 활동 및 활발한 교류로 고운학과 우리 대학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고운학연구소는 여러 단체와 지역사회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6년에는 창원시정연구원과 MOU를 체결했으며 2회, 3회, 4회 학술대회를 창원시정연구원과 공동으로 주최했다. 학술대회를 통해 최치원기념사업회와 꾸준히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합천군이 주최하고 고운학연구소가 주관한 2019년 학술대회 ‘합천 가야산이 품은 고운 최치원의 인문적 가치’에서는 경주 최씨 중앙종친회, 중국 양주시 최치원 기념관, 합천군과도 연을 쌓았다. 신라 말기의 대 석학 고운 최치원 선생을 조명하고 학문과 사상, 정신을 오늘날에 되살려 우리 대학,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연구소 설립 목적에 한 발짝 더 다가선 셈이다.
“고운 최치원 선생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은듯해 아쉽습니다.” 월영지나 고운관 등 학내에서 최치원 선생의 흔적을 접하고 있지만, 학우들 입장에서 특별한 관심이 없다면 고운학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김 소장은 교목, 교화처럼 최치원 선생을 대학의 인물상징으로 삼고 학우들이 알 수 있게 홍보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최치원 선생을 알리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모르는 학우가 많은 건 해결해야할 과제 중 하나로 보인다.
■ 고운학연구소의 다음 목표
“고운학연구소 소속의 전임연구원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여건이 되지 않아 둘 수 없는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전임연구원을 선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운학연구소에는 14명의 연구원이 있지만, 이들 중 고운학만 전담으로 연구하는 연구원은 아직 없다. 현재 고운학연구소는 연구 활동의 확대 및 전임연구원 선임을 추진 중이다.
현재 창원시는 신월영대와 월영광장 조성을 통한 교육 및 관광 자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월영대란 2019년 창원시가 발표한 ‘Again 동북아 게이트웨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1,000만 해양도시 도약’의 한 부분인 교육 랜드마크 사업이다. 또한, 월영이라는 이름을 관광 자원화시켜 달빛축제도 계획했다. 고운학연구소는 이를 더 구체화해 월영서원을 재건하여 전통예절 교육 등을 시행하고 인근 최치원 둘레길의 관광객 숙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추진 중이다. 월영광장 조성 사업을 월영대와 연계하는 방법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월영광장 조성은 창원시가 우리 대학 정문에 문화휴식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고운학연구소는 월영이라는 명칭의 연관성, 가까운 거리 등을 들어 월영대와 월영광장의 연계할 방법을 모색한다. 현재 김 소장은 창원시정연구원의 최치원 문화관광콘텐츠 개발 연구 자문과 창원시 최치원기념사업회의 연구 자문을 맡고 있어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고운학연구소는 지난 6년간 여러 방면으로 바쁘게 활동해왔다. 최치원 선생을 재조명해 우리 지역 정체성을 찾는 한편, 고운학으로 우리 대학을 알리고 있다. 창원시나 합천군 외에도 경주시, 함양군, 해운대구 등 다양한 지자체가 최치원 유적의 관광 자원화를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활동 역시 기대된다. 고운학연구소, 지역과 대학을 대표하는 상징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