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문화 안식처, 대산미술관
시민들의 문화 안식처, 대산미술관
  • 정지인 기자
  • 승인 2022.05.11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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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

 

  따뜻한 봄 햇살이 내리쬐는 5월, 살랑이는 바람을 따라 낙동강 변을 찾았다. 그곳에는 가난한 작가와 미술학도들, 그리고 삶의 여유를 찾고 싶은 사람들의 편안한 안식처가 있다. 바로 창원 대산미술관이다. 대산 미술관은 제1종 등록 사립미술관으로 낙후된 지방 문화와 소외된 농촌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힘쓴다. 창원 끝자락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는 농촌 미술관인 대산미술관에 대해 알아보자. / 문화부

  올해 개관 24주년을 맞은 대산미술관은 1999년 1월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낙동강변 유등리 마을에 문을 열었다. 미술관에는 신인 작가부터 무명·유명 작가들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는데, 24년 동안 160여 회의 전시회가 열렸으며, 3,00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미술관 내부는 제1·2전시실과 교육실, 레지던시 공간, 조형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난한 예술가 김철수의 일생이 담긴 곳

   대산미술관에 대해 자세히 알려줄 책임자이자 현 경상남도 박물관 협의회 회장인 김철수 관장을 만나봤다. 김 관장의 전공은 섬유미술 이다. 섬유미술이란 섬유를 이용하여 입체적 구성물을 만들어 내는 미술로, 다른 분야에 비해 재료나 기법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다. 하위 분야로 태피스트리, 염색, 날염, 텍스타일 디자인, 섬유 믹스트 미디어 등이 있다. 이제 섬유미술은 서양 산업이 되어 중국으로 옮겨가는 추세이지만, 김 관장은 대산미술관을 통해 섬유 미술의 맥을 이어가고자 매년 최소 2번 이상의 섬유미술 전시를 진행한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학문일지도 모를 섬유미술을 김 관장이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김 관장의 인생사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 김 관장은 서예가인 아버지와 화가였던 큰형과 같은 예술가가 되기 위해 경북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였다. 그러나 16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생계가 어려워 학업을 일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돈을 벌어서라도 대학 진학을 하고 싶어 서울로 상경했지만, 돈은커녕 생존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그러나 김 관장은 현실에 주저앉지 않았다.

  군 복무 당시에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입학하여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던 김 관장의 노력으로, 전역 이후에는 한일합섬에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근무하게 되었다. 당시, 김 관장은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졸과 확연히 차이나는 하루 일당 2,500원의 많지 않은 첫 월급을 손에 쥐기도 하였다.

   힘든 시절을 보냈지만, 김 관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꿈을 향해 계속해서 쫓아갔다. 결국 꿈에 다다른 현재 모습을 보면서, 주어진 여건과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산다면 삶은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또,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선 먼저 남에게 베풀고, 사랑을 건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신념으로 김 관장은 가난한 예술가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면 좋겠다는 형의 유언을 따라 대산미술관을 건립했다. 개관 후 24년간 작가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무료로 전시해주며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김철수 관장
김철수 관장

 

대산미술관의 변천사

   대산미술관은 경남 지역의 예술 문화와 문화 공간의 활성화 및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설립되었다. 대부분의 문화 시설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에, 지방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문화 생활을 즐기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김 관장은 일부 부지를 들인 후, 미술관으로 변환하여 시민들에게 여가를 즐길 공간을 제공하였다.

  1999년, 김 관장은 라면수프 공장 2동을 인수하여 조금씩 문화 공간으로 재생시켜 나갔다. 또한 같은 해에 개관 기념 전시 오프닝 행사 진행, 본관 신축 및 리모델링 공사로 이용자들의 발길을 이끌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연이어, 2000년에는 마산/창원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 그룹인 그룹워커스 전시를 추진하는 동시에 본관 건물 신축 공사를 마무리 지었다. 이후 안남숙 초대전, 문운식 초대전, 영남 현대 작가 36인 특별 초대전 등도 열었다. 또한 국내외 역량 있는 작가들의 초대 기획전을 비롯하여 국세 환경미술제 및 낙동강다원예술제, 섬유 미술전 등을 개최하여 예술을 매개로 삶의 여유를 찾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대산미술관 알차게 이용하는 법

   대산미술관은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유등로369번길 14-8에 위치한다. 우리 대학 정문에서 대산미술관에 가는 방법은 49번, 800번 버스를 타고 의창동 환승센터에서 36번 버스로 환승하는 방법이 있다. 유등 정류장에서 버스를 내려 3분 정도 걸으면 대산미술관에 도착한다. 미술관 근처에서 농촌 지역의 정겨운 모습 과 시원한 낙동강 변을 볼 수 있으니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관람료는 어른 및 청소년은 2천 원, 어린이는 1천 원, 군인과 장애인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 시각은 오전 10시부터 3~10월에는 저녁 6시까지, 11~2월에는 저녁 5시까지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에는 휴무일이니 참고하자.

  그리고 앞으로 대산미술관은 더 세밀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비대면 사회로 나아가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어디서든 진행하는 전시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대면으로 진행하는 체험뿐만 아니라 비대면 체험 행사도 다양화시키기 위해 개발 중이다.

  실제로 지난 4월 15일부터 ‘현대미술&섬유미술 100人 특별전’이 대산미술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특별전은 대산미술관 개관 24주 년과 문신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전시라 더욱 의미가 깊다. 특별전에는 현대미술 작가 70명, 섬유미술 작가 40명이 참가했다. 특별전은 오는 5월 31일까지 관람할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특히 전시 중 김 관장의 ‘다산 시리즈’ 작품은 아기를 출산하고 금줄을 걸던 풍습에서 영감을 얻어 고추 모양 섬유가 원기둥에 빼곡하게 달린 모습을 띤다.

  “오전에는 대학교 졸업식, 오후에는 약혼식, 저녁에는 개인전을 했습니다.” 대산미술관 김철수 관장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역경과 고난이 오히려 인생의 큰 반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김 관장은 “짧은 인생을 보람있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남에게 베풀 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말에는 치열한 삶 속에서도 24년간 섬유미술의 맥을 이어온 대산미술관에 방문하여 섬유미술을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정지인 기자, 전은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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