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이날 김해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리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20대, 아름다운 시절을 아픈 기억으로 품고 살아온 할머니들에게 가슴 아픈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 / 사회부
▲김해 시민들의 마음으로 소녀상을 세우다
지난달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김해 연지공원 내 조각공원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제막식이 열렸다. 이 외에도 이날 전국 5곳 동시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어 현재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곳은 총 100곳 이상이다.
김해에 있는 106개의 시민 사회 단체와 평화 나비 회원 2,122명의 따뜻한 손길이 모여 약 7천만 원이라는 금액을 모았다. 또한, 작년 4월부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소녀상 건립 모금 운동을 했다. 그 결과, 약 2,000만 원이라는 큰 금액이 모였다. 김해 평화의 소녀상은 김해 시민들의 힘으로 세웠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해 연지공원에 건립된 소녀상은 일반적인 소녀상과는 다르게 앉아있는 소녀의 모습이 아니다. 일어서서 앞으로 손을 뻗고 있는 소녀의 모습은 어떤 역경과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리고 맨발로 선 채 손등에 있는 희망을 상징하는 나비로 자유를 갈망하는 소녀의 모습이 보인다. 소녀가 바라보고 있는 큰 비석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새겨져 있다. 소녀와 큰 비석의 주위를 둘러싼 작은 비석에는 아름다운 소녀상을 세운 김해시민들의 이름이 새겨져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기억해야 할 아픈 역사 ‘위안부 기림의 날’
민간 단체에서만 불리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올해 8월 14일부터 국가 기념일로 지정되었다. 단순히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일본에 어떤 사죄나 보상을 받자는 취지가 아니다. 일본 정부가 아시아 지역의 수많은 여성을 집단 강간한 역사를 제대로 해결하고 교훈을 새기자는 의미가 있다.
여성가족부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화해치유재단을 만들었다. 화해치유재단이란 일본에서 위로금을 받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전달하는 기구다. 일본이 화해치유재단을 통해 위안부피해 할머니들에게 전달한 위로금을 받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진심이 담긴 사과 없이 돈만 주는 게 문제다. 화해치유재단은 일본정부가 준 돈을 할머니들에게 받으라고 강요한 ‘검은 집단’이다. 하지만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지금까지 정부는 재단을 폐쇄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한일 정부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뜻하고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용기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 시민 모임’의 이경희 대표는“김학순 할머니가 미투 운동의 선구자”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내가 일본 군인한테 강간당한 피해자다!”라며 숭고한 용기를 보여줬다. 증언한 당시는 1990년대로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히기에는 손가락질 당하고 수모를 각오해야 했던 시기였다.
현재 전국적으로 28명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생존하고 있다. 그중 창원에는 4명의 피해자 할머니들이 있다. 4명 중 3명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고, 1명은 뇌경색이 심해져 의식이 거의 없어서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다. 이외에도 피해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는 할머니들을 더하면 피해 여성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는 수치스러운 기억이라 가족에게 말도 못하고 숨긴채 사는 경우가 많다.
‘위안부 기림의 날’은 피해자 할머니를 위로하는 행사가 아닌 우리나라 사회의 인권 정신을 올바르게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피해자들의 아름다운 20대 청춘을 일본 군인들에게 바쳤던 수치스러움과 아픔을 가슴 속에 새기고 잊지 말아야한다.
우리 대학 법정대 A 학우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일은 그분들의 일이 아닌, 이제는 우리 일이고 국가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어 “할머니들의 아픈 역사를 잊지 말고 다시는 이런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위안부 역사를 얘기하며 아파했다. 우리 대학 문과대 B 학우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역사를 잊지 말고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아야 해요.”라며 위안부 역사에 대한 심각성과 할머니들의 아픔에 같이 공감했다. 우리 대학 경영대 C 학우는 “가장 문제인 화해치유재단이 사라져야 해요. 화해치유재단으로 인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을 보호받고 있지 못하고 있어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을 보호받지 못하는 화해치유재단의 유지를 안타까워했다. 덧붙여 그는 “할머니들의 인권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나서서 화해치유재단을 없애야 해요.”라며 할머니의 인권을 위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화해치유재단을 없애길 바랐다. 우리 대학 사범대 D학우는 “최근에 위안부 관련 영화도 지속해서 상영되고 그들이 당한 아픈 기억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는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슬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원했다.
평화의 소녀상 모습은 외적으로는 아름답다. 하지만 안에 담긴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새겨야 한다. 소녀들의 아름다웠지만 아팠던 시절을 잊지 않고 할머니들을 기리는 것은 어떨까.
우리 사회부 61기 정기자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