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언론에 대해 진단하는 기획 기사, ‘[대학언론과 함께, 경남대학보사] 지역대학언론 진단보고서’가 지난 9월에 연재를 마쳤다. 약 3개월간의 여정이었다. 나를 포함해 총 4명의 기자가 경남신문과 함께, 4편의 연재 기사를 작성했다. 배운 점이 참 많았다. 잠시 되짚어 본다.
사실 ‘대학언론의 위기’를 다루는 글은 생각보다 많다. 대학언론은 물론이고, 기성 언론이나 학계에서도 이미 수도 없이 대학언론의 위기를 말해왔다. 새로운 요소가 가미되지 못한다면 결국 흔한 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연재 내내 고민거리였다. 경남대학보사만이 담아낼 수 있는 요소가 필요했다. 떠올린 활로는 ‘대학언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었다. 단순하면서도 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해야 할 것이기도 했다.
우선 스스로의 이야기가 첫 기사의 주제가 됐다. 단순히 현재 활동하고 있는 경남대학보사 기자뿐만 아니라, 대학언론의 전성기를 관통한 선배들의 목소리도 담고자 했다. 지금 우리가 발붙인 학보사가 어떤 곳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래된 학보 자료실을 뒤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동안의 우리, 현재의 우리를 살폈으니 다음 차례는 ‘지역’이었다. 먼저 같은 지역에서 대학언론을 일구고 있는 창원대신문사에 찾아갔다. 다음으로는 경상대에서 활동하는 개척자 교지편집위원회를 방문했다. 저마다의 고충을 들어볼 수 있었다. 지역에서 대학언론인으로 활동한다는 것. 이 공통의 경험은 서로 간에 반가움을 자아냈다.
매체의 한계, 자율성의 한계를 뛰어 넘으려는 이들에게서도 많은 점을 배웠다. 더불어 홀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어렵다면, 다른 대학언론과 연대함으로써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됐다. ‘대학알리’와 ‘대학언론인네트워크’의 사례는 보다 다양한 상상을 가능케 했다.
마지막으로, 여태껏 만나온 대학언론인들을 한 데 모으는 좌담회를 진행했다. 대학언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기 위해선 한 자리에 모여 각자의 감각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좌담회 자리엔 그동안 인터뷰로 인연을 쌓았던 창원대신문사와 경상대 개척자 교지편집위원회 및 인제대신문사까지 함께했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연대를 약속할 수 있어 더 소중했다.
당연하겠지만, 진단만으로 대학언론의 위기가 단번에 해소되진 않는다. 단순히 연대한다고 해결되지도 않는다. 연재 기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대학 언론의 위기라는 말은 갑자기 닥쳐온 존폐 문제가 아니라 서서히 가라앉는 대학언론의 모습을 관조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낙조 무렵의 대학언론을 마냥 바라보고만 있어야 할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시작한 것이 4편의 연재였고, 수많은 대학언론인들과의 만남이었다. 환상 같은 해결책이 아니라, 희망을 찾기 위한 마중물로써 그동안의 경험을 회고하고 싶다. 그렇기에 더 값지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