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서 노출되는 뉴스를 읽으면 언론사들의 수준이 한심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높은 조회수를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다는 것은 이제 익숙하다. 최근에는 포털 사이트에 기사를 노출할 수 있다는 지위를 이용해 특정 기업이나 인물에 대한 홍보성 기사를 올리는 빈도가 많이 늘어났다. 그 외에도 다수의 언론사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화제가 되는 내용을 그대로 베껴오는 등,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이나 취재 없이 작성된 기사도 많다.
근래 경찰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의 경우, 수사 과정상 신원이 특정되지 않아야 함에도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것이 수사 당국 내부에 정보를 노출하는 브로커가 있다는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언론사들은 경찰 내규 위반으로 유출된 정보를 기회 삼아 사실 여부보다 도덕적 해이를 비난하는, 조회수를 노린 기사를 쏟아냈다. 이러한 현상은 한 사람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법부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무고한 사람으로 추정하는 것’을 의미하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두는 사회에서 오늘날의 매스컴은 조회수를 견인할 마녀사냥에 앞장선다.
분명 기사를 읽는 독자들의 사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성 언론사는 자신들이 가진 권리에 대해 합당한 책임은 감당하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칼럼 형태의 원고를 외부에서 투고 받아 언론사의 이름으로 포털 사이트에 게재함에도,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등의 설명으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이를 모르고 지나친 독자에게는 언론사의 기사라는 신빙성을 더해주고, 만약 논란이 되면 언론사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언론사가 사명을 갖고 정확하고 질 좋은 기사를 쓰고자 함에 앞서 기자 개개인의 윤리의식 부재, 외압 등 다양한 방해 요소가 산적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오늘날 기사를 읽기 위해선, 독자가 습득한 정보를 반성하는 태도로 사고하는 ‘비판적 사고’ 능력과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스스로 검토해 보는 ‘메타인지’ 능력이 중요해졌다. 만약 무비판적인 태도로 정보를 수용하다 보면 흡사 ChatGPT와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이 잘못된 정보를 습득해 전달하듯, 잘못된 사실을 진실로 착각하는 위험에 취약해진다. 또한 대화형 인공 지능의 정보는 관리자가 수정할 수 있지만, 우리는 거짓된 정보를 활용하기 전까지 타인이 수정해 주지 않기에, 스스로 경각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기사에 접근하기 수월해진 현대 사회에서, 기자는 거짓을 진실로, 진실을 거짓으로 만들 수 있는 연금술이 가능한 ‘마법사의 돌’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를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 수도, 혹은 파멸로 이끌 수도 있다. 미국의 전설적인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가 “진실을 추구하려면 반드시 현상의 양면을 봐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듯, 모든 기사에는 드러나지 않은 사실도 있음을 이해하고, 진실에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길 바란다.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