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학의 위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저출생의 영향으로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 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욱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지방대학의 하향평준화 상황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된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내가 담당하고 있는 수학 교과는 교육과정 개편으로 고등학교 수학과 교육과정의 일부가 선택과목으로 바뀌면서 대학에서 필요한 과목을 이수하지 않고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 대학이 중등교육까지 책임을 지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남대학교를 선택하고 입학한 학생들을 위해서 잘 가르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수 있을까?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고민하던 중 때마침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교수법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고 소속 학과 교수님들의 권유 등에 힘입어 2017년부터 기존의 수업 방법을 완전히 버리고 과감하게 새로운 수업 방법인 Flipped Learning 방식의 수업에 도전하게 되었다. Flipped Learning 방식의 수업은 일명 거꾸로 수업 형태로 교수자의 일방적인 강의에서 벗어나 교실에서 가르치는 것을 없애고 수업의 주도권을 학생들에게 돌려주어 학생들이 스스로 협력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만족할 만한 학업성취도에 이르게 하는 수업 방법이다.
이를 위해 교육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e-캠퍼스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진행되는 원데이브릿지 프로그램과 전공 및 교양 맞춤형 교육콘텐츠 개발 프로그램 등에도 적극 참여하여 학생들의 학업 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육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 교수자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딱딱한 수학교과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잠을 자는 학생들이 없으며 서툴지만 재미있게 발표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Flipped Learning 방식 수업에 너무 만족하고 있다.
몇 해 전에 읽은 한 기고문에서 학습결손(학습의 기회는 공식적으로 제공되었으나 다양한 이유로 실제 학습이 일어나지 않은 경우 및 학생이 교육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지식의 차이)을 해결하는 많은 방법 중에 “모든 학생들은 (그 학생에 맞게 지도하면)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라는 교사의 신념과 “학생 성취에 대한 교사의 기대”가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에 감명을 받아 나의 무릎을 친 적이 있다. Flipped Learning 방식 수업에 교원의 이러한 마음이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업이 되지 않겠는가!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어 대면 수업이 진행되던 시기부터는 학생들을 더욱 신뢰하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향상될 것이라는 확실한 기대를 가지고 많이 칭찬하며 응원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Flipped Learning 수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수업 방법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학생 성장에 대한 교원의 신념과 기대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경남대학교에 큰 힘이 될 것이며 경남대학교가 추구하고 있는 교육이 강한 대학을 만들기 위한 매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현호근(수학교육과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