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은 다양한 선수의 활약을 국민이 현장에서 직접 공유하며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구었다. 이번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많은 기대를 받은 데엔 평창에서 느꼈던 짜릿함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한 종목 선수들이 4년간 갈고닦은 각자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가운데, 편파판정을 비롯한 각종 논란 역시 끊이질 않았다. 그러한 상황에도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을 빛낸 선수들과 이젠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할 올림픽 환경 문제에 대해 알아보자. / 사회부
2020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연기되며 많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번 2022 베이징올림픽 역시 이를 위해 입국한 일부 선수단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와 공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일부 관중이 허용되며 앞선 올림픽과 조금의 차이를 보였다. 올림픽 경기장의 문이 모든 일반 관중에게 열린 건 아니지만, 중국 내 일부 동원 관중들로 공석이 일부 채워진 채 진행됐다.
+ 논란 속 더욱이 빛나는 우리 선수들
이번 빙상 종목 중 하나인 쇼트트랙 부문에서 편파판정 논란이 일었다. 5일 열린 2,000m 혼성계주 준결승에서 중국은 주자 간 터치를 하지 않은 채 경기를 진행했지만,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다. 그런데 7일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1·2위로 들어온 우리나라 황대헌·이준서 선수가 늦은 레인 변경이라는 다소 황당한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이후 남자 1,000m 결승에서 1위로 들어온 헝가리 샤올린 샨도르 류 선수 역시 중국 런쯔웨이 선수와 몸싸움에서 홀로 실격을 맞았다. 그들의 실격으로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진출했고, 금메달까지 목에 걸게 됐다. 이처럼 개최국인 중국이 편파판정으로 인한 수혜를 보는 경우가 더러 생기며, 이는 많은 이의 의혹을 샀다.
이러한 편파판정 속에서도 우리나라 선수들은 값진 성과를 이루어냈다. 남자 1,500m에선 황대헌 선수가 금메달을, 여자 1,000m와 1,500m에선 최민정 선수가 각각 은메달과 금메달을 따냈다. 또, 서휘민·최민정·김아랑·이유빈 선수가 여자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이준서·황대헌·곽윤기·박장혁 선수가 남자 1,5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남자 계주의 경우 12년 만의 메달 취득으로 보는 이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뿐만 아니라 피겨 부문에선 러시아 발리예바 선수의 도핑 파문이 일었다. 12월 채취한 소변 샘플에서 양성 반응이 일어 그가 참여한 피겨 단체전 시상식은 연기됐다. 그러나 개인전은 이변 없이 출전해 전 세계인과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의 비판을 받았다. 그 가운데 차준환 선수는 남자 싱글 스케이팅 5위, 유영 선수와 김예림 선수가 여자 싱글 스케이팅에서 각각 6위와 9위로 막을 내렸다.
+ 올림픽과 환경이 공존하기 위하여
2022 베이징올림픽이 개최되기 전, 이를 둘러싸고 환경 문제에 대한 여론이 들끓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스키·스노보드 경기장이 온전히 인공 눈 100%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건조한 날씨로 눈이 내리지 않는 탓이다. 경기장 제설 작업 과정 중 인공 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4 소치올림픽 40%, 평창올림픽 90%였다. 그러나 자연 눈 없이 인공 눈만으로 치러진 경기는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올림픽을 향한 환경 문제 관심은 예전부터 끊이지 않던 주제다. 처음 올림픽과 환경 간의 문제가 주목받았던 건 1992년 프랑스에서 개최된 알베르빌올림픽이었다. 당시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희귀 습지대를 파괴하며 지어진 경기장 등 환경을 고려하지 못한 시설물들로 역대 최악의 환경 오염 올림픽이라 평가 받았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이하 IOC)는 심각성을 깨닫고 ‘환경 올림픽’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그래서 2000년 이후부터 올림픽 유치국은 환경보호 계획 제출이 필수로 요구된다. 그뿐만 아니라 IOC는 2018년에 출범한 ‘스포츠 기후 행동 협정(UNFCCC Sports for Climate Action)’에 참여하여 친환경 올림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올림픽에서도 친환경을 이끌어가고자 했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의 목표는 ‘친환경·스마트’다. 조직위원회는 ‘저탄소 기술의 실증 적용’으로 친환경 올림픽에 대한 포부를 밝히며, 탄소 배출 제로를 계획했다. 대회 중 발생하는 탄소는 저탄소 교통 인프라 구축, 신재생 에너지 적용, 탄소 배출권 확보 등을 통해 전량 상쇄됐다. 특히 탄소 배출권 확보의 경우, 시민참여형으로 이루어져 호평을 받았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운영의 주축으로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를 사용함과 동시에 ‘재활용’에 초점 맞췄다. 특히 성화 점화 연료로 수소를 이용하는 첫 올림픽으로써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을 줄였다. 일본은 대회가 개최되기 2년 전부터 폐전자제품 모으기 운동으로 재활용될 수 있는 금속을 수거했다. 모인 금속들은 메달로 변신해 환경 보호에 이바지하는 면모를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 경기장 재사용을 비롯한 방식으로 친환경 올림픽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 역시 ‘녹색’을 이념 중 하나로 삼으며 환경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도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수소 성화 진행과 더불어 경기장 중 일부는 기존 시설을 재사용했다. 또, 최초로 빙상 제조 과정에 ‘이산화탄소 초임계 냉각’ 기술을 활용해 주목받았다. 이는 기존에 사용하던 제빙 기술의 1/3,800배 정도 절감된 탄소를 배출하는 환경친화적 기술이다.
그러나 올림픽과 환경 간의 문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당시 호평을 받았던 평창올림픽 경기장은 건설을 위한 벌목 강행으로 강릉 가리왕산 복원 문제와 더불어 ‘진정한 환경 올림픽이 맞는가.’라는 뭇매를 맞았다. 이번 올림픽 역시 인공눈 제조 시 막대한 물과 전력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친환경 올림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대회가 끝난 후, 경기장 유치를 둘러싼 문제 역시 주목받았다. 경기장이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되어 활용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경기장 유치 시 막대한 비용이 들뿐만 아니라, 남겨진 건물이 매번 애물단지 전락이라는 악순환을 맞이한다면 환경 문제를 피해가기는 힘들다.
2년 뒤인 2024년에는 파리 하계 올림픽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파리올림픽은 현재 역사상 가장 지속 가능한 올림픽과 더불어 파리 기후 협정에 완전히 부합하는 대회 개최를 꿈꾼다. 전 세계가 함께 어울려 큰 의미가 있는 올림픽이 갈수록 악화하는 환경 속에 위기를 겪고 있다. 다음 파리올림픽도 그리고 그 다음도 전보다 더 환경과 공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