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산업단지는 207개로 경남 전체 제조업의 생산 59%, 수출의 80% 고용의 68%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경남 경제의 중요한 자원으로 수세기 전의 단순한 농업 공유지보다 훨씬 복잡하긴 하지만 과거 농부들과 마을 사람들의 가축을 위한 지역 목초지인 공유지로서 지역 농업 경제의 중요한 자원이 되는 것과 같이 현대 산업에서의 공유지로서 산업단지를 평가할 수 있다.
경남의 산업단지는 창원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여러 산업단지들과 함께 기계, 소재, 전기전자, 운송 등 주력 제조업을 위한 산업 공유지로서 기술 노하우, 경영능력,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노동력, 경쟁사, 공급사, 고객사, 대학, 지원 기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타 산업분야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산업단지에서는 기업이 생산한 노하우, 경영 능력 등 다양한 지식은 한 기업에서 다른 기업으로의 인력 이동, 공급사와 고객사 간 협력, 공식 및 비공식 기술 공유 그리고 경쟁사의 공공연한 모방을 통해 업계, 산업단지 전반으로 퍼져 나간다. 또한 산업단지에서의 노하우와 역량은 종종 매우 지역적이다. 오늘날 ‘평평한 세상(토머스 프리드먼著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산업단지는 지역적 특성을 매우 강하게 가지고 있다. 해당 지역에 위치한 기업들은 노동자, 엔지니어, 경영 능력, 공급사, 대학을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타 지역의 기업들에 비해 지역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이점을 기반으로 산업의 집적과 혁신을 강력히 견인하고 있다.
이제까지 경남의 제조업은 지역내 산업단지가 가진 집적과 혁신의 이점으로 여러 지역에 비해 높은 성장을 보여주고 있으나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까? 최근의 4차 산업 혁명, 코로나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그간의 기계 산업에 편중된 경남의 산업 구조는 디지털 전환을 비롯하여 새로운 산업 구조로의 전환이 시급한 것을 알 수 있다.
서구 기업들의 전략을 꼼꼼히 분석한 중국, 인도, 브라질 같은 나라들은 이제 성장이 가속화되는 중요한 시장이 되었으며, 이 나라들은 빠르게 경제 먹이사슬에 오르고 있다. 중국을 첨단 산업에서 흑자를 내고 있고 인도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세계적 중심지이다. 브라질은 항공기와 자동차 같은 복잡한 기계 제품 생산국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분명 우리는 과거의 한국과 과거의 경남과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가장 활기찬 신흥 경제국들조차도 여전히 자국 내의 심각한 도전들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오늘날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경쟁적이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계속되는 저성장, 정체된 임금, 점점 더 증가하는 실업률, 늘어가는 적자, 미래에 대한 깊은 불안감과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우리는 다음의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병리 현상을 퇴치하고 재도약의 길은 찾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산업 공유지를 회복시키고 활성화시켜야 한다. 제조업이 단순히 기업들이 생각하는 제품만을 생산해서 파는 상업적인 측면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 전체의 경쟁 우위를 가져오는 역량이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도 지역의 산업 공유지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의 최우선은 무엇보다도 인적 자본이다. 최고의 지적 자본과 인적 자본 없이는 최고의 경제를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종종 최고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기업의 일인지, 아니면 대학의 일인지, 그도 아니면 대학생 개개인의 일인지 묻는다. 그 해답은 셋 다라는 것이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 이 새로운 세계 질서에서 한국과 지역의 경제적 운명은 기업, 대학, 학생들이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
박성길(경영학과 졸업 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