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을 언제 느끼는 것일까? 나는 자신의 욕구가 만족의 상태에 들어섰을 때 또는 욕구가 비워졌을 때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욕구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에 따르면 욕구는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로 구성된다. 이러한 욕구는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결핍의 영역에 가깝다. 이처럼 욕구는 기본적으로 채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욕구가 해결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이에 비추어 봤을 때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들이다.
내가 첫 번째로 사랑하는 것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들이다. 인간관계는 위에서 제시된 욕구 중에 하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인간관계는 소속감을 제공하고, 우정을 느끼게 해주며, 인정을 받을 수 있고, 지위를 얻게 한다. 또한 애정, 관심 등 다양한 것들을 제공해 준다. 어느날군대 갔던 친구가 휴가를 나와서 나를 비롯한 친한 친구들이 모임을 가진 적이 있다. 우리는 크게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다.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당구를 쳤다. 오랜만에 정말 즐거운 기억이었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과 만나 관심과 소속감, 우정을 느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욕구를 충족했다. 이렇게 마음이 채워지면서 나는 행복을 느낀다.
두 번째로 사랑하는 것은 가을밤의 한적한 거리이다. 당신은 가을밤에 파란 공기를 느끼며 노랑, 빨강으로 물들인 옷을 입은 거리를 혼자 걸어 본적이 있나? 해보지 못했다면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는 인간관계의 대가로 얻은 상처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렇기에 나의 경우는 그 상처를 입을 때마다 모든 것을 던져두고 한산한 거리 속으로 들어간다. 나는 처음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잘 차려 입은 거리를 걷는다, 곧 코끝이 차가워지는 은행 냄새를 맡는다. 손과 머리는 차가워지고 후각은 지배되며 시각은 물들은 색색의 잎들을 관찰함으로 나의 모든 감각기관은 마비되고 머리는 차가워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이것은 비움이다. 모든 것을 비움으로 나는 자유로 행복을 얻는 것이다.
세 번째로 사랑하는 것은 낚시이다. 물론 나도 처음부터 낚시를 지금 생각하는 개념으로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아버지와 낚시를 다니고는 했다. 어린 나는 낚시를 다니면서, 고기를 잡지 못해서 슬퍼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낚시의 목적이 단지 물고기를 잡는 것에만 있지 않고 낚시 그 자체가 즐거운 것이라는 것을 알려 주었다. 그래서 지금은 낚시가 시간이 느릿느릿 흘러가는 것을 즐기는 스포츠라는 것을 안다. 나는 올해에도 낚시를 자주 다녔지만,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이것으로 아쉬워하지 않는다. 이런 것에 미련을 느낀다면 낚시를 즐기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 다시 아버지와 낚시를 가서 우리는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 나는 즐기러 온 것이기 때문에 홀가분했다. 하지만 나에게 진정한 낚시를 알려주셨던 아버지는 가족을 지키면서 여유로움과 비움의 즐거움을 잃으신 것 같다. 낚시의 진정한 즐거움을 잃으신 아버지가 안타깝다. 이제는 내가 다시 그 즐거움을 돌려드려야 할 것 같다. 만약 나도 욕심을 등에 매고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면 나는 그 욕심의 무게로 고통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욕심은 두고 낚시를 간다. 그러니 이제는 풍선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낚시를 즐긴다. 나는 아무것도 잡지 못해도 흘러가는 시커먼 바닷물 속으로 걱정과 고민을 미끼와 함께 던진다. 보통 시커먼 바다가 걱정과 고민을 다 먹어 치워 주지만 그 많은 것을 매달아 놓은 미끼에 물고기가 달려준다면 이미 가벼워진 마음과 양손을 물고기로 무겁게 해줄 것이다. 이것이 비움으로 행복을 얻는 방법이다.
나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정했다. 이것들은 모두 인간의 욕구와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욕구의 만족은 행복의 전제가 아니었고 욕구의 불만족 또한 행복의 전제가 아니었다. 나는 행복이란 비움과 채움의 반복에서 나온 향이 좋은 열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채워진 나를 비움으로 자아의 성장과 잠재력을 끌어냄으로, 그리고 비워진 나를 채움으로 애정과 관심, 우정 등을 얻음으로 행복해졌다. 그렇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나를 비우게 하고 채워주는 것들이다.
김남재(토목안전공학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