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다’는 말이 갑자기 궁금해져서 사전을 찾아보니 ‘보람이나 쓸모가 없어 헛되고 허전하다’이고 영어로는 vain, empty, transient였습니다. 인생의 ‘덧없음’을 말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것은 염세주의에 손을 담그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염세보다는 희망, 도전이 훨씬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이가 어릴 때는 염세적인 생각에 빠질 여유도 이유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사릴 조금만 생각의 자리에 앉아보면 염세적인 생각에 들어가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물론 염세주의는 아주 악하고 위험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염세라고 하는 터널을 지나고 나오면 새로운 인생의 빛과 가치를 만나게 됩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참사랑 작은 도서관을 통하여 청년들을 만나 대화를 하다 보면 너무 ‘바쁨’에 빠져 사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인문학 서적 읽기, 교수님과 대화하기, 유익한 소모임 참여하기 등의 취미생활은 인생에 더 유익함이 공급할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 있어 통찰력과 경쟁력을 갖게 되어 매력 있는 인생이 되게 할 것입니다.
저의 캠퍼스 시절에는 귀한 대화를 나눌 친구와 선생님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캠퍼스에서 만났던 윤승록 선생님과의 대화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분이 저에게 들려준 인생의 어둠과 빛에 관한 이야기는 19살 대학 신입생의 눈과 마음을 열어주었고 훨씬 더 높은 가치에 관하여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고대 철학자들과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들과 작가들의 인생 이야기, 현대 문학가들의 글과 그 의미들과 그들의 인생에 관하여 들었고 밤새도록 그들의 글을 도서관에서 탐독하였습니다. 흥미진진한 주제들에 빠져 세월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특히 우주의 기원에 관한 다양한 견해들과 주장들은 너무도 흥미로웠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세상이 힘들고 분주해서 그런지 거대담론(居大談論)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만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시도해 보면 힘을 다하여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소개하자면 먼저 얇고 쉬운 책을 택해 보라는 것입니다. 만화책으로 나온 인문학 서적이 얼마나 많습니까? 간단히 쉽게 그림과 함께 된 책을 먼저 대하고 나면 흥미가 생기고 더 깊은 내용에 대해 지적 호기심이 발동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면 그 방향으로 책을 선택하고 읽기 시작해 보기를 권합니다.
두 번째 좋은 방법은 독서 나눔반과 같은 모임을 만들어 보라는 것입니다. 책을 읽고 토론하고 대화 나누는 좋은 소그룹을 통하여 얼마나 귀한 도전과 발전이 도모되는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책을 읽는 일에 좋은 앱을 하나 소개하자면 [교보서적 전자도서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책을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경제학 용어에 기회비용이라는 말이 있는데 나쁜 선택을 하게 되면 좋은 선택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너무나도 다른 결과와 열매를 얻게 될 것입니다.
셋째는 좋은 주제를 택하라는 것입니다. 거대담론에는 다양한 주제가 있습니다. 인생이란, 지혜로운 사람, 우주의 기원, 정의와 국가, 종교 이외에도 중국 고전이나 서양 고전과 철학적인 주제가 있을 것입니다. 독서 나눔반을 만들었다면 좋은 강사를 가끔 초청하여 강의를 들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삼성 이건희 회장은 미래를 준비한 사람이었고 그 결과는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일에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책을 읽는 것이 분명합니다. 더 많은 세월이 지나가 버리고 덧없음으로 인하여 아파하는 후배들이 되지 않도록 책 읽기를 권합니다.
하치성(경영학과 졸업 동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