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다. 작게는 일상생활에서 겪는 주변인과의 사소한 트러블 같은 좀처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고민거리들에서부터 크게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막대한 육체적·정신적 질병까지에 이른다. 이처럼 우리는 도처에 널려있는 고통들과 고된 싸움을 하면서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잠시나마 위로와 평안을 얻으려 한다. 저마다 스스로가 사랑하는 요소들을 찾아 위로를 얻곤 한다. 나에게도 마음의 평안을 느끼며 행복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위로의 친구가 있다. 바로, 그것은 음악이다. 지금부터 나는 나 자신에게 위로를 주는 ‘음악’ 에 대해 써 보려 한다.
내가 음악을 사랑하기 시작 한 때는 딱 언제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 물음에 대답하자면 아주 오래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익숙한 멜로디나 한 번쯤 들어본 가사에 흥얼거리는 기분 좋음에서 시작되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은 불쑥 치밀어 올라오는 사춘기의 반항을 잠재워주며 음악은 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져갔으며 대학생에 이른 지금 내게 있어 음악은 내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나는 일과 중에 기분 상태에 따라 좋아하는 곡들을 찾아 듣는 것은 당연하고, 한가할 때면 인터넷을 켜고 미리 점찍어두었던 음반들을 찾아 듣곤 했다. 때로는 마음을 울린 음악을 들을 때면 해당하는 음악을 만든 뮤지션들의 이야기도 찾아보며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곤 한다. 게다가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은 기타연주라는 작은 흥미까지 만들어 주었다.
음악을 감상하면서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일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흔히 명곡으로 칭송받는 음악의 절절한 사연을 찾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 록밴드 ‘X JAPAN의 Tears’는 유년 시절 자살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바탕으로 한 작곡가 자신의 비애를 담고 있다. 이 음악을 들을 때는 강렬한 록 사운드 속의 먹먹한 슬픔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영국 밴드 ‘Radiohead의 Creep’은 감미로운 음률 속에 한 여자를 짝사랑하며 반대로 초라한 자신의 심정을 담고 있는 괴로움이 흐르고 있다. 우리나라 가곡 ‘홍난파의 그리움’이라는 노래는 홍난파가 짝사랑하는 윤심덕이가 자신의 친구 김우진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괴로움과 절절한 사랑의 깊이를 담아내고 있다. 이렇게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며 저마다 느낀 감정을 표현한 결과물은 음률과 의미 있는 가사로 만들어진 음악으로 나에게 스며든다.
음악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지만 그 파급력은 크다. 사람의 진솔한 감정을 전달하기도 하고, 따듯한 위로의 몸짓을 보내기도 한다. 때로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 속에서도 서로의 총칼을 거둘 수 있는 힘을 발휘하는 것이 음악이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도 주인공 앤디가 잠시 틀어놓은 모차르트의 곡을 듣고 재소자들은 하늘을 쳐다보거나 눈을 감기도 했다. 그들은 저마다 경직된 마음을 진정으로 위로를 받았던 것이다. 그들은 잠시나마 감옥이라는 차가운 냉방에서 자유를 느꼈던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음악은 우리보다 앞선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고충이나 지혜를 비롯한 여러 가지 감성을 귀로 전해 들을 수 있다. 이렇게 뮤지션이 저마다의 고통을 겪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을 내 귀로 듣다 보면 마치 가 본 적도 없는 이국의 풍경이 자연스레 떠오르고, 겪어본 적도 없는 수많은 절절한 사연들이 머릿속에 연상된다.
이렇게 매력적인 음악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 주고 새로운 취미를 일깨워준 데다가 여태껏 모르고 있었던 세상의 수많은 낭만적인 이면을 보여준 음악을! 앞으로 나는 많은 역경의 바람 한가운데 서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고개를 숙이며 절망도 할 것이고, 어쩌면 고통의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할 것이다. 그때마다 음악은 내 곁에 앉아서 따듯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어깨를 빌려줄 것으로 믿는다. 내가 고통 속에 일어나면 내 손을 잡아 아름다운 풍경 속을 찬찬히 산책할 것이며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내게 음악은 어떠한 화려한 쇼윈도보다 화려하며 환하게 웃는 아이들보다 더 순수하다. 앞으로 내 삶에서 필연적으로 맞이할 여러 가지 희로애락 가운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음악과 함께 젖어 들 것이다. 내 인생에 있어서 음악은 상상, 그 이상이다.
최태우(문화콘텐츠학과·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