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지구는 환경오염을 비롯한 생태계 위기의 심각한 상태에 빠져있다. 자연은 파괴되어 자정 능력을 상실해 가고, 인간은 물질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미친 속도로 산업화의 길로 돌진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인간은 자연을 해친 대가를 고스란히 돌려받는, 다시 말해 환경 파괴가 다시 인간 파괴가 되는 ‘부메랑 효과’를 우리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받고 있다. 미세먼지를 비롯한 이번에 세계적으로 나타난 코로나19 사태가 그런 재앙의 한 사례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이러한 불행한 결과로 빠지게끔 하고 있는가 하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원인을 찾자면 그것은 바로 인간의 물질적 욕망에 기초한 근대적 세계관이라 할 것이다. 근대성은 세계에 대해 인간의 합리적 사고를 통한 분명한 앎에 이르게 했지만 모든 대상을 도구화, 계량화함으로써 ‘생명적 존재’를 단순한 ‘물적 존재’로 전락시켰다. 그것은 지구 상의 모든 생물체와 사물을 인간을 위한 하나의 물질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고방식으로 나아가게 하였고, 그 결과 오늘날 우리가 보게 되는 자연 파괴의 현상을 맞이하게끔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개발’이라 부르는 발전은 사실은 자연으로부터 욕망의 대상이 되는 물질을 약탈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결국 근대성이 가져온 부정적 결과로 말미암아 인류는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체들까지 공멸의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위기로부터 우리뿐만 아니라 지구 상의 여러 생명체, 더 나아가 지구 자체를 살리기 위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근대적 세계관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생태주의적 세계관이다. 생태주의는 바로 인간중심주의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인식 하에 자연과 인간의 조화적 세계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그 점에서 우리는 생태주의적 세계관을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청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만이 전 세계를 공멸로 몰고 가는, 가령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같은 끔찍한 재앙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같은 암울한 시대에 미래에 대한 예견에서 조그마한 희망의 빛이 일어나길 기원해 본다.
김경복(국어교육과 교수,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