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우리 경제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도심 상권에 인적이 줄어 소매상들과 자영업자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으며 자동차공장은 부품조달이 어려워 일시적인 조업중단까지 하였다. 더 염려스러운 것은 이번 사태는 이전의 금융위기와 같은 그런 류의 위기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경제는 한마디로 말해서 생산과 소비라고 할 수 있다. 두 활동이 원활히 돌아가야 하는데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경제는 불안정해지고 침체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경기를 변동시키는 근본적 요인으로서 수요충격과 공급충격을 강조하고 있다. 수요충격은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수요를 떨어뜨리는 예상치 못한 경제요인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이에 해당한다. 반면 기업생산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충격은 공급충격이다. 석유가격의 갑작스런 상승과 이상기온으로 인한 농축산물의 가격 상승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수요충격과 공급충격이 모두 작용하는 복합충격에 해당한다. 복합충격은 두 충격이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에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이번 사태처럼 사람들의 물리적 활동 자체를 극도로 제약하는 충격은 도시경제의 핵심인 서비스산업에 큰 피해를 미칠 수 있다. 또한 특정 사업장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생산을 일시 중단할 경우 부품의 공급체인에 들어가 있는 기업들의 생산활동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생산중단은 실업증가와 소득 하락으로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번 사태로 공급충격은 그 영향은 크지 않고 일시적으로만 진행되는 듯 하다. 그래서 이번 사태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소비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들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관련 정보가 정확히, 그리고 신속하게 시민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또한 개인들이 스스로를 예방할 수 있도록 개인위생관련 제품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정부의 특단의 조치도 고려해야 한다. 아무쪼록 우리 경제에 큰 상처를 남기지 않고 이번 사태가 지나가기를 희망해본다.
박갑제(경제금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