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칼럼] 5월이 오면

2019-05-23     언론출판원

  MBN에서 ‘비행소녀 : 비혼이 행복한 소녀’라는 타이틀로 비혼주의자의 일상을 이야기한 프로가 있었다. 미혼(未婚)은 결혼을 못 하는 것이고, 비혼(非婚)은 결혼을 안 하는 것이라고 한다. 요즈음 청년 세대들이 비혼을 선언하거나 결혼을 늦추는 사람들로 인하여 오늘날 ‘인구절벽’이라는 새로운 용어와 사회 문제를 만들었다. 그 이유는 소득 문제, 고용불안, 부모 세대의 결혼생활 불행 등이다. 따라서 결혼을 기피한다고 한다. 내 어린 시절 할아버님께서 밥상머리에 앉으면 옛날이야기로 교육을 하시곤 하셨다. 그중에도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창녕군수 고창녕의 이야기다.

  ‘옛날 13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군수로 부임한 ‘고창녕’이란 사람이 있었다. 창녕군은 이분의 이름으로 지역 명칭을 삼았다고 하셨다. 한번은 군수가 마을을 지나가는 데, 세 남자가 장가를 보내 달라며 읍소를 하자, 세 총각을 장가갈 자금도 마련하지 못한 죄명으로 옥에 가두었다. 그러고는 절에 가서 세 비구니를 잡아 와서 아이를 낳지 않고 부처를 모신다는 죄명으로 옥에 가둔 후, 총각들에게는 먹을 것을 남길만큼 넉넉히 주고, 비구니들에게는 음식을 전혀 주지 않으니, 총각들이 비구니들과 음식을 나누어 먹다가 정이 들어 부부가 되었다.’

  이 시대에 어떻게 결혼을 장려할 수 있을까? 우리 대학 교양 과정에 김진희 교수의 ‘결혼과 가족’이라는 과목이 있지만, 인구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비혼의 사유 분석을 바탕으로 결혼과 가정의 필요성, 용의성, 장점 등에 관련된 교양과목들이 더 많이 개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5월이 오면 생각나는 단어가 ‘식구(食口)’와 ‘가정(家庭)’이다. ‘식구’와 ‘가정’이라는 단어가 왠지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이 연결되어 생각난다. 민중 국어사전에 보면 ‘식구 : 한집에서 같이 살며 끼니를 함께하는 사람, 가정 : 부부를 중심으로 혈연관계자가 함께 살고 있는 사회의 가장 작은 집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 세대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부모님은 학교교육을 받으신 적이 없어 글을 읽지도 못하고, 공부한 경험도 없었다. 그런데도 늘 당신께서는 ‘공부하라’, ‘안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공부가 무엇인지 부모님들은 알고 있었을까? 당시 가정교육은 어르신들의 이야기나 ‘이거, 저거 하면 안 된다’가 전부인 것 같았다. 오늘날은 맞벌이와 핵가족 사회로써 식사를 같이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식구란 단어의 의미가 무색하고,
가정교육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담당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자식에게는 거절 없이 남들보다 더 많이 해주어야 사랑이라 여기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미래를 이끌어갈 다음 세대를 위한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의 방향을 대학의 책무 중 하나로 연구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조병래(교양융합대학 교학행정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