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여러분의 케렌시아는 어디인가요?
올해 시사용어로 크게 주목받는 단어가 있다. 다름 아닌 케렌시아다. 본래는 스페인어로 애정, 애착, 귀소 본능 등을 뜻하는 말이다. 투우 경기에서는 투우 사와 싸움 중에 소가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는 영역이다. 이때 투우사는 휴식을 취하는 소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
투우장의 소가 케렌시아에서 잠시 안정을 취하고 다음 전투를 준비하는 것처럼, 현대인들도 남에게 방해받지 않고 지친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끝없는 경쟁 속에서 과중한 업무와 노동에 적절한 휴식은 필수적이다. 우리 대학 학우들도 마찬가지다. 학점을 위한 시험부터 조별과제, 개별과제 등 수많은 공부 거리가 쌓여있고 취직에 필요한 스펙 준비로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낸다. 이들은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을 정도로 학업과 취업 준비에 지쳐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케렌시아는 피로 절벽에 몰린 현대인에게 실, 바늘과 같다. 둘 중 하나라도 빠지면 신체와 정신건강에 해롭다. 그렇다면 온전한 휴식을 주는 케렌시아를 어떻게 즐겨야 할까? 과거에는 공기가 맑은 곳으로 캠핑을 떠나거나 해외여행을 가는 등 일상에서 시간을 내어 본인의 케렌시아를 찾았다. 그러나 요즘은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는 추세다. 행복 가치가 미래에서 현재로, 특별함에서 평범함으로, 강도에서 빈도로 변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지금 하고 싶은 것, 지금 하면서 살자’라는 욜로 열풍과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흐름을 들 수 있다. 핵심은 나만의 관점으로 나의 행복을 그려나가고 행복을 추구하는 데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개인마다 추구하는 힐링이 다르기에 안정을 취하는 케렌시아도 다양하다. 누군가는 따뜻하고 편안한 집, 학내 강의실과 같은 일상적인 공간일 수 있다. 또 누군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 에 몰두할 수 있는 PC방, 누군가의 방해가 다소 적은 버스 맨 뒷자리 등 그 어떠한 곳도 본인만의 케렌시아가 된다.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느끼고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는 곳이 어디든, 그곳 이 나만의 케렌시아인 셈이다.
실제로 고시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함에 있어 휴식은 너무나 중요하다. 대다수 사람은 긍정적인 마음을 지닐수록 삶의 활력을 갖는다. 어떠한 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면 on, off 스위치가 켜지지만, ‘난 못해, 난 할 수 없어’라는 부정적인 마음이 있다면 on, off 스위치가 꺼진다. 만약 종일 공부를 한다고 해서 능률이 오를까?, 종일 운동을 한다고 해서 근육이 성장할까? 전혀 아니다. 오히려 공부와 운동을 종일 하면 역효과가 나타난다.
곧 축제와 기말고사가 다가온다. 기말고사를 준비하기에 앞서 축제 기간 때 적절한 휴식으로 대학 생활의 활력을 불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