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첫 공공형 제조AI데이터센터 개소

초고성능 GPU 40장 탑재된 공공 AI 인프라 구축…

2026-10-14     김시우 기자
▲경남

 

  창원 국가산업단지가 인공지능(AI) 기반 첨단 산단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경남에 첫 ‘공공형 AI 인프라’인 ‘경남제조AI데이터센터’가 문을 열면서 도내 중소기업의 AI 전환(AX) 지원이 본격화됐다. 이번 공공 인프라 구축은 지역 기업의 기술 혁신이 될 전망이다. / 사회부

 

  그동안 고가의 장비와 인프라 및 데이터 부족으로 AI 도입을 망설였던 지역 기업들에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센터 개소는 단순한 산업 인프라 확충과 기업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청년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고 지역 정주를 끌어낼 기회로 평가받는다.

 

  # 232억 원 들여 만든 거점… B200 GPU 40장 갖춰

  지난 9월 17일 창원시 의창구 경남창원산학융합원 기업지원관에서 경남제조AI데이터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센터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국비 공모 사업인 ‘지역 주도형 AI 대전환 사업’에 선정돼 조성됐다. 들어간 총사업비만 232억 6,000만 원 규모다.

  현장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지자체 및 유관 기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현판 제막식과 우수 사례 발표를 참관하며 센터의 본격적인 출범을 알렸다. 경남도는 센터를 도내 제조기업의 AI 개발과 실증을 지원하는 핵심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센터에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인 B200 40장과 워크스테이션 15대가 들어간 서버실이 마련됐다. 장비 작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모니터링실도 생겼다. 고성능 GPU는 복잡한 제조 공정 데이터 분석과 AI 모델 학습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이로써 도내 중소 제조기업은 고가의 AI 인프라 구축비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 지원 혜택으로, 올해까지 도내 기업에는 인프라 자원을 무료로 제공한다. 2027년부터는 민간 센터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료를 받을 예정이다. 센터는 연간 300개가 넘는 기업의 제조 AI 전환을 도울 목표를 세웠다.

 

# 세계 최상위급 연산 성능

  경남제조AI데이터센터에 들어선 엔비디아 B200 GPU는 기존 글로벌 산업 현장에서 쓰이던 H100보다 연산 처리 속도가 수 배 이상 빠른 최신형 장비다. 민간 기업이 자체적으로 갖추기 어려웠던 최상위급 AI 연산 자원이 지역 산단 한가운데 공공 인프라로 들어선 것이다. 고성능 연산 장비를 갖춘 덕분에 대규모 제조 데이터 학습과 정밀 모델 개발이 지역 안에서 곧바로 가능해졌다.

  경남도는 앞으로 산·학·연 협력을 바탕으로 AI 인프라와 기술, 전문 인력이 제조 현장으로 연결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AI데이터센터를 도내 제조기업의 AI 개발과 실증 및 확산을 지원하는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센터는 향후 공정 최적화와 품질 검사 자동화 등 현장 밀착형 과제를 우선 지원하며 도내 중소기업의 기술 자립을 도울 예정이다.

 

# ‘AI·데이터 고급 일자리’ 창출 기회

  국내 AI 및 데이터 인프라의 80% 이상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 15일 발표한 ‘AI와 지역 노동시장-지역 간 격차 확대 위험과 새로운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이후 3년간 생성형 AI 고노출 직업의 취업자는 24만 7,00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 취업자는 19만 9,000명으로 전체 증가분의 80.8%를 차지했다. 대다수의 AI 기업과 데이터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 산업 현장에는 관련 실무를 경험할 유연한 인프라가 부족했다. 그 결과 지역 대학의 AI 및 IT 관련 학과 재학생들은 대용량 데이터를 다루거나 고성능 서버를 직접 가동해 볼 기회를 접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격차는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학에서 AI 이론을 배워도 지역 내에 관련 실무를 경험할 기업이나 인프라가 부족해 졸업 후 수도권 취업을 선택하는 학우도 있다.

  경남제조AI데이터센터 개소는 이러한 인프라 격차를 줄이고 청년 정주 여건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성능 연산 자원과 데이터 개발 플랫폼이 현장에 들어가면서 지역 내 IT·AI 관련 실무 일자리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 산업계와 대학이 연계한 실증 프로젝트가 활성화되면 학우들의 채용 기회도 늘어난다.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현장에서 구하고, 대학생은 지역 내 우수 기업으로 취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우리 대학 A 학우는 “공공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지역에서도 고성능 인프라를 접하고 학우들이 실무 경험을 쌓을 기회가 늘어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B 학우 역시 “전통 제조업 중심의 지역 기업들이 AI 기술을 도입하면 청년 구직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일자리가 많아질 것 같다.”라며 “지역 대학생들이 공정에 직접 적용되는 AI 기술을 다뤄볼 수 있는 산학 협력 프로그램이 활발해지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 산·학·연 생태계 구축과 인턴십 체계 마련 과제

  센터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지자체와 대학, 기업 간의 실질적인 협력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장비와 인프라를 개방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대학생들이 현장 데이터 분석과 AI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는 인턴십 프로그램 등이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 대학 B 학우는 “공공 AI 인프라가 지역에 구축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결국 이를 활용할 인재가 함께 양성되어야 시너지가 난다.”라며 “센터의 실증 데이터를 활용한 학점 연계형 실습 교육이나 캡스톤 디자인 수업 같은 교과목 연계 프로그램이 조속히 마련되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실무 역량을 갖춘 지역 맞춤형 인재를 키워내는 산학 협력 생태계가 조성될 때, 데이터센터 역시 단순한 시설을 넘어 지역 성장의 중심 거점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역 제조업의 AI 기술 발전과 청년들의 지역 정주는 결국 하나로 연결돼 있다. 경남제조AI데이터센터가 도내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는 것을 넘어, 학우들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 든든한 밑바탕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