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칼럼] 지금 우리에게 회계가 중요한 이유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거웠습니다. 코스피가 지난 6월 사상 처음 9,000선을 넘어섰으며, 청년 열 명 중 여덟 명이 저축 및 투자를 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이제 주식 투자에 대한 이야기는 대학생들에서도 익숙한 화제입니다. 그러나 주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역대 가장 자주 발동될 만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학생 투자자의 투자 심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기사도 있습니다.
이번 학기 임용되어 회계 분야를 강의하며,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반가운 한편, 이러한 기사들을 보면 교수로 학생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걱정과 고민이 큽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금융이해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반면, 금융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는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주식을 사는 것은 화면 속의 숫자를 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으로 그 기업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언어가 바로 회계입니다.
주가가 매일의 시장 분위기를 나타낸다면 재무제표는 기업의 실제 체력을 보여 줍니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기업에 투자를 할 수 있는 것도 기업이 공시한 회계정보를 믿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회계는 자본시장의 신뢰를 기반하는 것으로 회계 투명성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주요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21위이지만 회계투명성은 70개국 가운데 55위에 그쳤습니다. 여전히 자본시장의 신뢰 기반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회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경우 발생하는 여러 사례 중에 대표적 사례로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엔론을 들 수 있습니다. 엔론은 여러 해 연속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주목 받았지만 회계 조작으로 숨겨둔 막대한 부채가 드러나며 2001년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많은 직원, 투자자가 큰 손실을 입었을뿐만 아니라 회계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인 아더앤더슨(Arthur Andersen)은 사실상 문을 닫았습니다. 다음해 미국이 기업의 회계책임을 크게 강화하는 사베인스-옥슬리 법(Sarbanes-Oxley Act)을 만든 것도 숫자에 대한 신뢰가 시장의 기반임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회사의 정보를 공개한 대표 회계정보인 재무제표를 읽고, 해석하는 것에 대해 처음부터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관심 있는 회사가 있다면 무조건 투자하려 하지 말고, 재무정보를 파악하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되어 있는 사업보고서를 찾아 장부상 이익이 실제 현금으로 순환되는지를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사업보고서에 자세하게 나와 있는 주석 정보나 감사의견 등을 함께 읽다 보면 숫자 뒤에 담긴 경영자의 판단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보다는 느리겠지만 이렇게 쌓은 지식과 정보, 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은 현재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회계를 뜻하는 영어 ‘accounting’과 책임을 뜻하는 ‘accountability’는 근원이 같습니다. 회계를 이해하면 시장의 변동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으며, 회계로 설명할 줄 알면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작은 습관이 어떤 시장에서도 여러분의 중심을 잡고, 지켜줄 것이라 믿습니다.
신영효(경영학부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