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에 살 수 없는 시대, 소비자의 권리는
원하는 상품, 왜 정가에 살 수 없을까?
최근 한정판 상품과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상품을 거래하는 리셀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원하는 상품을 구하기 위해 소비자가 정가보다 비싼 금액을 지불하는 일이 이어지며 웃돈 거래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 사회부
인기 상품을 확보한 뒤 되팔아 이익을 얻으려는 리셀 행위가 나타나고 있다. 희소성과 화제성을 가진 상품일수록 구매하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정가에 상품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 인기가 만든 품귀, 높아지는 리셀가
최근 일부 상품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구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판매 수량이 제한되거나 특정 기간에만 판매되는 상품은 구매하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출시와 동시에 품절되는 경우도 나타난다. 지난 5월 1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에는 포켓몬 카드와 굿즈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행사가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성수동 에는 약 16만 명의 사람들이 몰렸으며,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처럼 혼잡과 안전 문제까지 발생했음에도 인기 상품을 둘러싼 경쟁은 여전히 이어진다. 현재도 카드를 구매하기 위해 판매처 앞에 줄을 서거나, 상품을 여러 개 구매한 뒤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높은 가격에 되파는 사례가 이어진다. 이런 구매 경쟁이 이어지면서 포켓몬 카드 게임 측에서도 기존 카드 가격을 50% 인상하거나, 상품에 추첨 판매 방식을 적용하기도 했다.
포켓몬 카드에서 나타난 구매 경쟁은 이전에 유행했던 라부부 인형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팝마트의 대표 캐릭터 라부부 역시 품절과 오픈런이 이어지며 구매 경쟁이 벌어진 대표적 사례다. 2025년 8월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팝마트가 문을 열 당시에는 매장 입장을 위해 300여 명이 줄을 섰으며, 입장 사전 예약이 5분 만에 마감됐다. 특히 라부부 키링은 물량 부족으로 인해 리셀 시장이 크게 형성된 사례기도 하다.
리셀을 둘러싼 소비문화는 특정 인기 상품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캐릭터와 콘텐츠를 활용한 팝업스토어와 영화관 특전까지, 상품을 얻기 위한 경쟁이 이어진다. 이에 일부 주최 측에서는 상품의 무분별한 구매와 재판매를 막기 위해 구매 수량을 제한하거나, 작품 및 캐릭터와 관련된 퀴즈를 맞힌 사람에게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 왜 사들이고, 또 사들이는가
그렇다면 일부 소비자들은 왜 자신이 직접 사용하거나 소장하지 않을 상품까지 여러 개를 구매하는 것일까? 상품을 많이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희소한 상품을 되팔아 이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작년 1월 출시된 스타벅스 해리포터 협업 굿즈 중 정가 25,000원인 지팡이 머들러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65,00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또한, 아이돌 콘서트 한정 굿즈 역시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지드래곤 콘서트에서 62,000원에 판매된 버킷햇은 해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약 330,00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왜 자신이 직접 사용하거나
소장하지 않을 상품까지
여러 개를 구매하는 것일까?
상품을 많이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희소한 상품을 되팔아
이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에서 유명인의 소비 모습 또한 상품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새로운 소비를 만들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명인이 특정 상품을 소지하거나 사용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해당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기도 한다. 발매가 21,000원이었던 라부부 한정판 키링은 실제로 아이돌이 가방에 달고 다니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리셀 플랫폼에서 1,099,000원 에 거래되기도 했다.
상품을 찾는 소비자는 늘어나지만, 한정된 수량과 판매 방식으로 인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정가에 상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현상도 함께 나타난다. 이에 따라 상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정가와 실제 거래 가격의 차이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리셀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 정가를 놓친 소비자들의 목소리
소비자들은 리셀과 품귀 현상을 어떻게 체감하고 있을까? 미디어영상학과 A 학우는 평소 포켓몬 카드를 꾸준히 모아왔지만, 갑작스럽게 인기가 높아지면서 원하는 카드를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또한 “정가보다 높은 가격을 지급해야 구매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부담도 커졌다.”고 전했다. 이어 “포켓몬을 좋아해서 카드를 수집하는 사람으로서는 원하는 상품을 제때 구매하기 어렵다.”라고 말하며 단순 유행을 따라 구매하기보다는 정말 포켓몬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B 학우는 평소 좋아하던 장르의 팝업스토어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먼 거리까지 찾아갔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사재기하면서 원하는 굿즈를 사지 못했다고 전했다. B 학우는 “해당 장르가 대중적인 인기가 있는 장르가 아닌데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정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올라온 모습에 화가 났다.”라며 굿즈를 되팔이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정작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가에 구매하기 어려워질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이처럼 굿즈와 상품을 둘러싼 사재기와 되팔이 문제는 정작 해당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좋아하는 취미를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만큼, 그 과정에서 소비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기업과 소비자 모두 건전한 소비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기 상품을 둘러싼 사재기 문제를 줄이기 위해 기업과 브랜드는 1인 구매 수량을 제한하거나 재판매를 방지하는 등 해결 방안을 늘려야 한다. 소비자 또한 단순히 유행을 따라 상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이 합리적인 소비인지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