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지] 한 사람의 몫

2026-09-02     전보미 기자

  나는 1학년 때 같은 과 동기의 권유로 학보사에 들어왔다. 수습기자 중에는 동기도 많았고, 정기자가 되면 혜택도 많다고 하니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처음 학보사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내가 이곳에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고,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젠 정식으로 기자 생활을 한지 어느덧 1년이 흘렀고 나는 편집국장이 됐다.

  처음 기사를 썼던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어색한 기분이 든다. 인터뷰이에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어렵게 받아온 말들을 어떻게 기사로 풀어내야 할지도 막막했다. 누군가에게는 몇 줄의 문장으로 보이는 기사지만 그 몇 한 사람의 몫 줄을 완성하기 위해 나는 꽤 오랜 시간을 고민했다.

  기사를 쓸수록 어려워지는 순간도 많았다. 처음에는 기사를 완성하는 것조차 벅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글이 학교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록이 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담는 것보다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이후 문화부장이 되면서 나는 또 다른 책임을 마주하게 됐다. 정기자였을 때의 내 역할은 맡은 기사를 잘 쓰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부장이 되고 나서는 나의 일만 생각할 수 없었다. 후배 기자들의 기사를 읽고, 부족한 부분을 함께 고민해 조언을 건넸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주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웠고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후배에게 그대로 요구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됐다.

  그 과정에서 나 역시 많이 배웠다. 누군가를 이끌기 위해서는 먼저 더 많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후배의 기사를 고쳐주기만 하기보다 왜 그렇게 고쳐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일이 더 중요했고, 때로는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 필요했다.

  학보 한 부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시간과 손길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취재하고,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지면을 고민한다.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학보는 완성될 수 없다. 우리가 매 호 마주하는 학보에는 그런 각자의 몫과 노력이 쌓여 있다.

  모두에게는 각자의 몫이 있다. 기자에게는 기자의 몫이, 부장에게는 부장의 몫이 있는 법이다. 기자로서 기사를 쓰고 취재하는 것도, 부장으로서 후배들의 기사를 살피고 함께 고민하는 것도 결국 내가 맡은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었다.

  일이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간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과거에 했던 고민과 실수, 부족했던 순간들까지도 결국 다음 자리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인 셈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학보사에서 어느덧 편집국장 자리를 맡게 됐다. 그리고 편집국장이 된 지금, 새로운 역할이 주어졌다. 지금까지는 맡은 기사와 부장으로서의 일을 해내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학보사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고민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일도 내 몫이다. 이제는 다시 새로운 자리에서 한 사람으로서의 몫을 다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