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남긴 흔적, 잠겨버린 일상
거제·통영 등 경남권 침수 피해… 폭우가 남긴 상흔
8월 초 경남 지역은 폭염특보와 가뭄이 이어지면서 뜨겁고 메마른 날씨가 지속됐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폭우는 순식간에 거센 물줄기로 변해 도로와 주택을 덮쳤다. 비가 그친 뒤 일부 경남 지역은 회복되지 않은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 사회부
이번 피해는 단순한 폭우 피해에 그치지 않는다.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시민들의 일상을 위협한 기후재난의 모습은 기후위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심해지는 기후재난에 정부와 지자체는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 폭우가 휩쓴 남부지방의 모습
8월 17일 경남 거제와 통영 등 남해안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거제에는 광복절 연휴 사흘간 800mm가 넘는 비가 내렸으며, 17일 하루에만 57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오전 거제시 옥포동에는 집중호우로 발생한 산사태로 토사가 아파트 저층부를 덮쳐 주민 1명이 숨지고 2명이 피해를 입는 사태가 발생했다.
통영 역시 기록적인 폭우를 피하지 못했다. 지역 곳곳에서 침수와 산사태, 고립 피해가 발생하고 미수동의 한 아파트에서 지하 주차장이 침수돼 차량 101대가 물에 잠겼다. 통영시는 19일 호우로 인한 공공시설 127건, 사유시설 91건, 기타 19건 등 237건의 피해를 접수했고 집계된 피해액은 약 140억 원이라고 밝혔다.
거제와 통영을 비롯한 경남 남해안 곳곳에도 도로와 주택 침수, 산사태 피해 등이 잇따르면서 주민 15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거제와 통영에서만 집중호우와 관련 피해가 1천 947건 이상 접수됐고, 이에 소방 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소방 인력 387명과 장비 84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소방 당국은 인명구조를 통해 136여 명을 구조했지만, 폭우로 인한 주택과 도로 침수, 산사태 등 큰 피해는 여전히 경남 곳곳에 남아 있다.
- 재난 대응책 마련에 나서다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는 피해 주민들의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그렇다면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폭우 피해에 어떤 대책을 마련했을까? 정부는 지난 21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거제시와 통영시 산양읍 등을 비롯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할 복구비 일부를 국비로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피해 주민에게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여부와 상관없이 국세 및 지방세 납부 유예와 공공요금 감면 등의 지원이 제공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우는 이에 더해 건강보험료와 전기, 통신, 도시가스 감면 등 13가지 지원이 추가로 제공된다. 한편, 중앙합동조사단은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정밀 피해 조사를 거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이번 특별재난지역 우선 선포로 국고 추가 지원과 지방세 감면 등 필요한 지원이 신속히 이루어지도록 하겠다. 피해 주민께서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가용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피해 수습과 복구에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전하며 “피해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같은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복구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기후 재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비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나타낸다.
집중호우로 기후 재난은
더 이상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 비가 그친 뒤, 학우들의 이야기
이번 폭우는 방학을 보내던 학우들의 일상에도 큰 피해를 가져왔다. 학우들은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로 인해 어떤 상황을 겪었으며 이번 피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거제에 거주하는 행정학과 A 학우는 “이번 광복절 연휴 동안 900mm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거제 전체가 순식간에 비상 상황이 됐다. 수도 없이 많은 재난 경보와 함께 도로가 침수되고 버스 운행도 중지됐다.”라고 말했다. 옥포동 산사태 인명 소식을 접하고 난 뒤에는 “거센 비바람 소리에 불안에 떨었다. 이런 집중호우는 처음이라서 일상이 사라지는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고 말하며 재난을 겪은 이웃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거제에 사는 또 다른 미술교육과 B 학우는 “실제로 도로와 길이 차오르는 모습을 보며 폭우의 위력을 피부로 느꼈다. 도로가 통제되고 토사가 밀려오는 모습 등 현장 상황이 심각했다.”라고 말하며 현지에 있는 지인들의 안전이 걱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큰 인명 피해 없이 빠르게 복구가 이어지길 바란다. 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소방대원들과 관계자 및 거제 시민분들께 깊은 위로와 응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천에 거주하는 사회복지학과 C 학우는 “우리 지역에는 심한 피해가 없었다. 하지만 많은 폭우가 쏟아지고 일상에 큰 불편함을 느꼈다.”라면서 “큰 피해를 본 거제나 통영은 피해가 얼마나 클지 상상도 안 된다.”라고 말하면서 피해 지역에 직접 거주하진 않지만, 불안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직접 폭우를 경험한 학우들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재난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피해를 본 시민들의 빠른 일상 회복을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번 사태는 기후 재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비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나타낸다. 집중호우로 기후 재난은 더 이상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재난 상황 속에서 행정기관의 대응만으로는 모든 피해를 막기엔 한계가 있다. 시민들 역시 재난 정보를 주의 깊게 확인하고 주변의 안전을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로의 상황을 돌아보고 도움을 주고받는 상부상조의 마음이 더해진다면 갑작스러운 위기 속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는 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