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2929] 어른의 초입에서

2026-08-20     송세은 기자

  ‘어른’이란 무엇일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어른이란 ‘다 자란 사람 혹은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자라서 어른이 된 사람, 보통 만 19세 이상의 남녀’를 가리키는 ‘성인’의 뜻과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면 단어의 의미상 어른은 단지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넘어 본인의 행동에 책임을 다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다.

  스무 살, 고등학교 졸업 후 성인이 되고 나서는 종종 ‘이제 성인인데’라는 말을 듣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 외에는 변한 것이 없다고 느낄 때면 그런 말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인생의 모든 것에 책임이 필요하다는 말로 느껴졌는데, 이때까지와는 많이 달라져야만 한다고 들렸다. 아마 자유와 책임은 늘 함께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자유는 마냥 즐거운 일만은 아니겠다.

  언제쯤 어른이 될 수 있을까. 20대이기에 일단 성인이기는 하나 나의 모든 일에 책임을 지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에 망설이게 된다. 마땅히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의무를 지니는 나이이지만 아직은 학생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많은 것을 부모님께,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여러 면모로 아직 한참 부족한 모습에 어른이 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어떻게 보아도, 아직 어른이 되기까지는 멀었다.

  보통 어느 모습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어른이라고 불렀나. 감사하게도 나에게는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분들이 곁에 있었다. 내게 비친 그 어른들의 모습은 지금 하는 일을 묵묵히 하며 시선을 주변으로 돌려 살필 수 있는 분들이었다. 정리하면 책임감 있고 다정한 분들이었다. 각자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은 다르겠지만 아마 가장 닮고 싶은 모습이 그렇게 정의돼 있을 거라 생각한다.

  누군가 나이가 들고 나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지나가듯이 했던 말이 꽤 오래 마음에 남았다. 책임도 중요하지만 어른이 마냥 책임감만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결국 어른이 된다는 건 시간이 잘 쌓이는 일이 아닐까. 어른은 모든 삶을 알고 있기에 책임지는 모습이거나 항상 온전하게 잘 사는 모습이라기보다 지난 시간을 통해 더 여유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일 수 있겠다.

  사는 것이 언제나 멋지고 좋은 것만은 아니듯이 어른이 되는 것도 그렇게 동경하기만 할 일은 아닐지 모른다.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던 문정희 시인의 <비망록>처럼 어쩌면 삶이 허물을 내보이고 돌아서 후회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허물에도 불구하고 내게 주어진 것을 묵묵히 하며 마음의 여유를 통해 주변을 돌아볼 수 있다면 그게 어른으로 나아가는 일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김연서(수학교육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