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등록금 줄인상…우리 대학도 3.072% 조정

전국 4년제 60.5% 인상…재정 논리·학생 안내 충분했나

2026-03-04     박성한 기자

  등록금은 대학 교육의 공공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대학 재정의 안정성과 자율성 또한 중요하지만, 그 재원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가는 언제나 사회적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2026학년도 등록금 인상은 특정 대학의 결정이 아닌, 전국 사립대학 전반으로 퍼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대학부

 

  2026년 전국 사립대학의 등록금 인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대학들은 물가 상승과 인건비 부담, 재정 악화를 인상 사유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논리가 실제 재정 지표와 얼마나 부합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최근 이어진 인상 추이와 학생 부담 변화를 함께 살펴보면, ‘줄인상’이 일종의 관행처럼 자리 잡은 양상이 드러난다.

 

  # 2026학년도 등록금 인상 현황

  교육계 및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6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 190곳 가운데 115곳(60.5%)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인상 폭은 2.51~3.00% 구간이 가장 많았으며, 상당수 대학이 3% 안팎의 인상률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고등교육 재정 구조의 한계를 반영한다는 평가가 있다. 등록금은 여전히 사립대학 운영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정부의 일반재정지원 사업이 확대됐음에도 대학들은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등록금 조정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수치상 ‘소폭 인상’이라 하더라도, 2~3%대 인상이 수년간 누적될 경우 학생이 부담하는 총액은 적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비교해도 등록금 인상률이 이를 웃돌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해가 반복되면서, 체감 부담은 더 커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학자금 대출 의존도가 높은 가계의 경우 이자 부담까지 고려하면 실질 비용은 더 확대된다.

  여기에 더해 한국장학재단이 발표한 학자금 대출 통계는 등록금 부담의 현실을 수치로 보여준다. 2025학년도 1학기 기준 약 32만 명의 대학생이 총 1조 1천억 원대 규모의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증가한 수치다. 2024년 전체로 보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45만여 명이 학자금 대출을 이용했고, 특히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 이용자는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대출뿐 아니라 생활비 대출 규모 역시 함께 확대되는 추세다.

  이 같은 수치는 등록금 인상이 ‘소폭’이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대출 의존도 상승과 총상환액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출 상환이 졸업 이후 수년간 지속된다는 점에서, 등록금 인상은 단기 부담을 넘어 청년층의 중장기 재무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6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 190곳 가운데 115곳(60.5%)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우리 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는 2026학년도 등록금을 평균 3.072%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 대학의 재정 논리와 적립금 논쟁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의 배경으로 물가 상승, 교직원 인건비 증가, 시설 유지보수 비용 확대 등을 들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신입생 충원율 하락 역시 주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일부 지방 사립대학은 미충원으로 인한 수입 감소를 겪고 있으며, 이는 재정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학생단체는 대학의 적립금 규모와 재정 운용 내역 공개 수준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 국회 교육위원회 자료와 회계 공시 분석에 따르면, 일부 사립대학은 상당한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적립금은 특정 목적에 사용이 제한된 경우가 많고, 장기적 재정 안정성을 위한 안전판”이라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등록금 인상 논의에서 단순한 재정 적자 여부뿐 아니라, 지출 구조의 우선순위와 교육비 환원율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상분이 실제로 교육 환경 개선, 장학 확대, 수업 질 제고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 제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고등교육 전문가들은 대학 재정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회계 공시 자료의 접근성을 높이고, 주요 지출 항목을 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단순 수치 공개를 넘어 ‘왜 인상이 필요한가’에 대한 구조적 설명이 뒤따를 때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 우리 대학의 조정안

  우리 대학 역시 이러한 전국적 흐름 속에서 등록금을 조정했다. 우리 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는 2026년 1월 회의를 통해 2026학년도 등록금 조정안을 의결했다. 학부 평균 3.072%(신입생·재학생 2.3%, 보건계열 4.8%), 대학원 3.075% 인상이 확정됐으며, 계절학기 학점당 수강료는 7만 원으로 조정됐다.

  전국 4년제 대학의 인상 폭이 2.51~3.00% 구간에 집중된 점을 고려하면, 우리 대학의 평균 인상률은 통계적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계열별 차등 인상 구조는 학생 체감 부담을 달리할 수 있다. 특히 보건계열의 경우 4%대 후반 인상률이 적용되면서 타 계열보다 높은 부담을 지게 됐다.

  등록금 조정이 법적 한도 내에서 이루어졌다는 점과 별개로, 인상 필요성에 대한 구체적 재정 근거와 향후 사용 계획이 얼마나 투명하게 공유되었는지는 향후 과제로 남는다. 전국적으로도 등록금 인상과 함께 장학금 확대나 복지 지원 강화 방안을 병행한 사례가 있는 만큼, 우리 대학 역시 인상분의 환원 구조를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번 등록금 인상 과정에서 일반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안내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등록금 인상 결정과 관련한 별도의 설명이나 공론화 과정이 두드러지지 않았으며, 학생대표기구인 총학생회 역시 등록금 조정에 대해 일반 학우들에게 별도의 입장 표명이나 안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등록금이 전체 학생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향후 보다 적극적인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립대학의 등록금 인상은 개별 대학의 선택을 넘어 구조적 흐름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과 재정 압박이라는 설명은 일정 부분 타당성을 갖지만, 그 근거와 사용 계획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다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줄인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인상률 조정이 아니라, 재정 정보의 투명성 강화와 학생 참여의 실질화다. 등록금 인상 논의가 관행이 아닌 원칙에 기반해 이루어질 때, 대학과 학생 사이의 신뢰 역

 

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