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등록금 조정 이후, 학습권으로 답할 때
경남대 등록금심의위원회는 2026년 1월 회의를 통해 2026학년도 등록금 조정안을 의결했다. 학부 평균 3.072%(신입생·재학생 2.3%, 보건계열 4.8%), 대학원 3.075%, 계절학기 학점당 7만 원 조정이 확정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190곳 중 115곳(60.5%)이 등록금을 조정했고, 조정 폭은 2.51~3.00% 구간이 가장 많았다. 경남대의 조정 폭 역시 이 흐름과 큰 틀에서 맞닿아 있다.
등록금 조정을 둘러싼 반응은 엇갈린다. “물가도 오르는데 대학만 동결을 강요받는 건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와 “청년의 부담을 더 키우는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가 맞선다. 2009년 이후 오랜 기간 등록금이 사실상 동결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 대학은 인건비 상승, 물가 인상, 교육 환경 개선 요구를 동시에 감당해야 했다. 노후화된 시설, 부족한 실습 장비, 확충되지 못한 지원 인력은 결국 수업과 실습의 질, 학생 서비스의 저하로 연결된다. 대학의 재정 현실은 외면하기 어려운 과제다.
동시에 학생의 부담 역시 가볍지 않다. 조정은 청년 개인에게 실질적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이번 결정이 정당성을 얻으려면 대학의 필요와 학생의 권리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학생의 권리는 단순히 강의를 듣는 것을 넘어선다.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 경제적 이유로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을 권리를 포괄하는 학습권이다.
등록금 동결로 인한 대학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과 학생의 부담 증가를 외면하지 않는 것은 함께 해결되어야 할 공동의 과제다. 중요한 것은 이 조정이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실질적 이익을 가져오는 선순환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열악했던 재정을 개선하는 과정이 곧 학습권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을 대학이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대학이 노후 강의실과 실습실을 개선하고, 튜터링·상담·학습지원 인력을 보강하고, 특성화 일머리교육을 강화한다면 학생들은 배운 것이 진짜 역량이 되는 경험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이렇게 학습권이 향상되면 만족도와 취업률이 상승하고, 대학 경쟁력도 강화되어 다시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 기회로 돌아온다. 이것이 바로 등록금 조정이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구조다.
등록금 조정 논의는 조정 여부에서 멈추면 안 된다. 조정 이후의 교육 환경 개선, 학생 부담 경감, 성과 공개와 검증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완성돼야 한다. 조정한 만큼 더 잘 배우게 하겠다는 약속이 계획과 실행으로 증명될 때 등록금은 부담을 넘어 교육에 대한 투자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 투자는 학생의 성장과 대학의 발전이라는 두 가지 결실을 동시에 맺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