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2025-10-01     언론출판원

  이재명 정부 들어 국가균형발전론이 대세를 얻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화두가 지역이다. 그동안 지역은 중앙, 즉 수도권의 집중과 발전에 밀려 낙후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많은 점에서 소외되고 홀대받아 지금은 ‘지역소멸’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지역을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가 하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는 점이 역설적이다. 지역이 존재해야 중앙이 존재하고, 더 나아가 나라가 존재할 수 있다.

  경제적 합리성으로 포장된 근대의 잘못된 이념은 효율과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중앙 위주의 사회현실을 구축하고 모든 삶의 형태를 여기에 맞춰 재편한 것이 문제다. 중심과 주변, 중앙과 지방이라는 이분법적 위계가 형성되면서 차별의 체제가 하나의 자연스러운 현상인 양 사람들의 인지를 호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러한 인식과 작동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구체적 대안을 찾아야 할 시점에 도달한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 지역의 가치가 중앙보다 더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를 잘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내용이다. 이 영화는 넷플릭스 영화 부분 1위에 오를 만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언론에서 이를 보도하며 중요한 멘트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는 말로 극찬하고 있다. 영화는 한국적 무속을 바탕으로 한 케이팝이 악령의 기운을 물리친다는 내용인데, 케이팝과 함께 우리나라의 자연을 비롯한 문화, 즉 무속적 문양과 음식, 건물 형태 등이 펼쳐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살펴볼 대목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된다’는 것에서 무엇이 가장 한국적인 것인가 하는 내용이다. 지금의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된 중앙문화를 가장 한국적인 것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의문이 든다. 영화의 내용을 따라가면 다분히 민속적이거나 전통적인 것이 주요 내용이 되고 있다. 전통과 민속의 부분은 그 성격상 효율과 개발에 치우친 중앙의 문화이기보다 역사와 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역에 기반한 전통문화의 특성이 세계적인 관심을 만들어 낸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찬사는 이렇게 바꾸어 말할 수 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된다.’ 이 점에서 지역은 중심과 주변의 위계적 구조 속에 놓인 부속적 존재로 폄하될 수 없다. 지역이 오히려 삶의 구체성을 확보함으로써 지금 시대의 문화적 중심지로 솟구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