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야구부, 창단 최초 전국대학야구대회 우승!
연세대를 상대해 12-5로 압도
우리 대학 야구부(감독 신경현)가 창단한 지 42년 만에 처음으로 대학야구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야구부는 지난 8월 20일 오전 10시 선샤인밀양스포츠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제58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결승에서 연세대 야구부를 12:5 점수로 앞서며 승리를 차지했다. / 대학부
프로야구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다.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는 지난달 28일 경기에서 한해 누적관중 900만 명을 돌파했다. KBO리그는 아직 100여 번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만큼 누적 관객 기록은 꾸준히 경신될 전망이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관중을 끌어모으는 야구의 인기는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42년의 역사, 경남대학교 야구부
경남대학교 야구부는 1981년 교수와 동문이 대학체육진흥위원회를 구성하며 창단 논의를 시작했고,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창단에 이르렀다.
창단 7개월 후에는 1983년 백호기쟁탈 전국종합야구선수권에서 실업팀인 상업은행을 상대로 승리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1989년 열린 제70회 전국체전에서는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창단 감독인 정연회 당시 경남고 감독을 시작으로 경남대학교 야구부의 사령탑에는 많은 인물이 거쳐갔다. 영화의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진 감사용 전임 감독에 이어 현재는 한화 이글스에서 코치직을 역임하기도 한 신경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프로야구와 함께 출발한 경남대 야구부는 꾸준한 선수 육성으로 여러 유명 프로 선수를 배출해 내기도 했다. 창원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NC 다이노스에서 중심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외야수 권희동은 물론, 지난 7월 올스타전 출전의 영예를 안은 롯데 자이언츠의 황성빈 역시 경남대 야구부 출신이다.
하지만, 1989년 전국체전에서의 우승 이후 야구부는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1993년 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2003년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에서도 준우승의 성적을 거뒀다. 전국 체전 우승 기록은 있지만, 전국 단위의 대학야구대회 우승 경력이 없다는 점은 구단과 팬 모두가 갈증을 느끼도록 했다.
★ 42년의 기다림, 창단 첫 우승에 이르기까지
제58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는 우선 조별 리그전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할 팀을 선별했다. 48개 팀 10개 조가 참가한 이번 대회 리그전에서 경남대학교 야구부는 E조에 참가했다. 강릉영동대, 동아대, 홍익대, 서울대와 경쟁한 결과, 야구부는 4전 전승을 거두며 승점 12점으로 토너먼트에 참가하게 됐다.
경남대 야구부는 8월 16일 16강전에서 인하대를 8:0 콜드게임으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연승을 이어갔다. 다음날 8강전에서는 대덕대를 상대로 8:6 승리를 거뒀고, 준결승전에서는 고려대를 상대로 연장 승부치기 접전 끝에 7:6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이 치러진 선샤인밀양스포츠파크에는 우리 대학 관계자와 학생·학부모 등 50여 명이 찾아와 열정적인 응원을 건넸다. 작년 2월까지 경남대 야구부를 지휘한 감사용 전임 감독을 비롯한 경남 야구인들 역시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팽팽한 승부를 펼쳤던 8강전과 준결승전과 달리 결승전에서는 전통적인 강팀 연세대 야구부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1회 초부터 2번 타자 노경민이 좌중간 담장 너머로 2점 홈런을 쏘아 올린 데 이어, 4번 타자 배태호 역시 같은 방향으로 2점 홈런을 쳤다.
3회에도 홈런이 터져 나왔다. 앞서 3번 타자 김지훈이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1사 3루 상황에서 5번 타자 이준서가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점수 차는 6점으로 크게 벌어졌다.
선발투수 이설은 4회까지 안타 1개와 사사구 2개만을 허용하며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5회에 연속 안타를 맞으며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이어진 2사 1·2루 상황에서 교체 투수 김 시경이 상대 타자에게 2루타를 맞으며 2실점 하기도 했다.
그러나 6회 초 6번 타자 최해찬이 1점 홈런을 기록하며 경남대 야구부는 한 걸음 달아났다. 이에 6회 말 연세대도 1점을 추가로 올리며 점수는 7:3. 쫓고 쫓기는 분위기의 승부가 벌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경남대 야구부의 기세는 대단했다. 7회 초 7번 타자 인석우가 1타점 적시타를 쳐냈다. 8회 초에는 1번 타자 김민수의 2점 홈런과 최해찬의 2타점 2루타로 12:3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를 만들어 냈다. 8회 말에 2실점을 했지만, 투수 정동준이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최종 점수 12:5로 경남대 야구부는 고대하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됐다.
경남대 야구부의 이번 쾌거는 전국대회로 따지면 89년 전국체전 이후 35년 만의 우승이며, 대학야구대회로는 82년 창단 이래 처음 세운 기록이다. 이는 고려대와 연세대를 비롯한 전통의 강호를 상대로 이뤄낸 결과이기에 더욱 값진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9월 4일부터는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토너먼트가 펼쳐진다. 경남대 야구부는 9월 5일 12시에 동원과기대 야구부와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첫 대학야구대회 우승의 기운을 이어 나가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며 관심과 응원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