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관 동아리방 이전,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까요?

한마관 3층에 위치한 동아리방, 여름방학 내 이전 예정

2023-06-07     김민준 기자

 

  우리 대학 동아리연합회에 소속된 중앙동아리는 한마관 3층부터 5층, 그리고 지하 1층에 동아리방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번 여름방학에 한마관 3층에 위치한 동아리방이 전부 옮겨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와 같은 소식은 동아리방을 이전해야 하는 당사자들에게 큰 환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리 대학과 동아리 구성원 간의 입장 차는 어떠할지, 동아리방 이전으로 바뀌는 환경 등 이번 한마관 동아리방 이전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 대학부

 

  지난 5월 25일, 기획조정처와 학생처를 비롯한 우리 대학 측 교직원과 36개의 중앙동아리 대표, 그리고 동아리연합회가 모인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주제는 한마관 동아리방 이전에 대한 안건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교직원들은 한마관 3층에 위치한 동아리방이 5층으로 이전될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한마관의 시설도 보수해 학우들의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애정이 가득한 동아리방을 떠나야 하는 당사자들은 그다지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 동아리방 이전과 함께 한마관 환경 개선 약속

  우리 대학 측에서는 간담회 시작과 함께 한마관 3층을 사용하던 동아리방 이전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먼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 기반 게임산업 육성지원사업으로 추진하는 '경남 글로벌게임센터'가 내년 1월 개소를 목표로 한마관에 설치될 예정이라 전했다. 우리 대학이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해당 사업을 포함한 국책 사업 유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미 한마관 1, 2층에는 ‘글로벌 코딩캠퍼스’가 들어서면서 남은 공간이 많지 않기에 한마관 3층을 이용하던 동아리에 양해를 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대학 측은 한마관 3층 동아리방을 이용하던 동아리는 같은 건물 5층 공실을 동아리방으로 제공하겠다고 안내했다. 이어 이번 여름 방학에 맞춰 5층의 환경 개선을 진행하고, 이전하는 동아리가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도록 필요한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동아리방 이전은 어떻게 진행될까. 우선 이번 이전은 비어있는 방으로 이사하는 방식이라 동아리가 보유한 비품이나 장비를 다른 곳에 보관해야 할 번거로움이 없다. 또, 대학 측에서는 각 동아리의 이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5층 공실의 환경 개선을 끝마쳐 이전하는 동아리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하였다. 더불어 각 동아리가 보유한 대학 물품 중 사용 기간이 오래된 물품은 폐기 처리하는 것을 권고했다. 낡은 물건은 큰 짐 버리기 행사를 하듯이 버리고, 이사를 마친 뒤 비품을 다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이사를 위해 무거운 짐을 옮겨야 할 경우 이에 대해서도 대학 측에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더불어 한마관 환경 개선을 통해 학우들의 편의와 안전에도 신경 쓰겠다고 약속했다. 기존에 한마관 내 작동되지 않는 에어컨을 수리하고, 지하에 위치한 동아리들이 침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라 전했다.

 

■ 동아리방 이전에 대한 학우들의 생각은

  25일 진행된 간담회 이후, 경남대학보사는 동아리방 이전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을 알아보고자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조사에는 총 122명의 학우가 응답을 남겼다. 주제는 ‘이번에 예정된 동아리방 이전에 대해 만족하십니까?’ 및 ‘동아리방 이전에 대해 대학 측의 충분한 설명 혹은 협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까?’라는 문항으로 진행되었다.

  우선 ‘이번에 예정된 동아리방 이전에 대해 만족하십니까?’라는 항목에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한 학우는 78.6%에 달했다. 만족스럽다는 응답과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각각 17.9%와 3.4%에 그쳤다. 만족스럽다고 응답한 학우들의 경우 “리모델링 될 한마관이 기대된다.” 등을 이유로 꼽았다. 반대로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한 학우들은 “동아리방 이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던 것 같다.”,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인 통보에 당황스럽다.” 등의 의견을 내주었다.

  이어 ‘동아리방 이전에 대해 대학 측의 충분한 설명 혹은 협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까?’라는 항목에는 대체로 대학 측의 소통 방식에 불편함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한 협의가 있었다고 답한 비율은 14.3%에 불과했던 반면,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79.3%에 달한다. 특히 후자를 선택한 학우들은 대부분 “동아리방을 이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통보 형식으로 전달받았다.”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렇다면 학우들이 대학 측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동아리방 이전과 관련하여 대학 측에 요구하고 싶은 항목에는 “앞으로는 학교 내에서 어떤 안건이 있다면 학우들에게 충분히 알리고 동의를 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원활한 소통을 요구했다.

 

■ 중요한 역할을 맡은 동아리연합회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대학과 학우들의 소통 창구 역할을 맡아 서로의 이견을 조율하고 있는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의 입장은 어떨까. 이번 문제에 대한 자세한 사정을 듣기 위해 39대 나이스 동아리연합회 회장 이재원(건축공학과·3) 학우를 만나보았다.

  우리 대학 측의 동아리방 이전 안내에 대한 불만이 동연에도 제기되었냐는 질문에 이 회장은 “동아리 차원에서의 항의는 없었고, 현재 동아리연합회는 각 동아리 대표자와 학교 측 중간에서 의견을 전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각 동아리에서 대학 측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동연을 통해 내용을 쉽게 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연 측에서 가진 어려움에 대해서는 “동아리들이 원하지 않는 행위를 집행해야 하는 것은 동아리연합회의 존재 이유에 맞지 않는 것 같다.”라며 의견을 밝혔다.

  이 회장은 대학 측에 요구한 조건이 최대한 충족된 이후 동아리방 이전을 진행하기 위해,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어 각 동아리에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중앙동아리의 활동 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남겼다.

  이번 동아리방 이전 사태는 학우들의 청춘과 꿈이 담긴 공간을 보장해 주기 위한 우리 대학의 노력을 보여준 점이라 생각한다. 또한 대학 측에서 제시한 대안은 다른 방안이 없는 현 상황에서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우들이 의견을 낼 기회가 부족했다는 점은 아쉬운 상황이다. 대학 측은 학우들의 의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학우들의 의견도 존중받는 대학이라는 이미지는 어쩌면 우리 지역 민주화의 성지인 우리 대학이 받을 수 있는 찬사 중 하나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