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2929]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

2021-11-03     정주희 기자

  짝 ‘배’에 생각할 ‘려’인 ‘배려’는 상대방에게 마음을 쓴다는 의미다. 그러나 배려가 과하면 상대방은 잔소리나 오지랖, 또는 간섭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배려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전제로 해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전제로 행해진 배려는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

  나는 학창 시절에 특별한 친구를 만난 경험이 있다. 특별한 친구를 만나게 된 건 친구의 소개였다. 그 친구는 신체 일부에 장애가 있었다.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되었다. 그래서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현실에 매일 좌절하고 자책했었다. 우울증도 심해서 정신적인 부분도 성치 못했다. 신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도 좋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 잘 맞아서 빠르게 친해졌다.

  친구는 몸이 약해서 자주 쓰러졌고 조퇴하는 경우도 많았으며, 심하면 입원도 며칠 했었다. 그러나 친구는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공부를 하고 싶어 했다. 나는 그 친구를 보며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좋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으나 내가 곁에서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이후로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수업 내용을 열심히 들으며 보기 좋게 필기해서 집 가는 길에 잠시 친구가 있는 병원에 들러 필기 공책을 빌려주고 설명해줬다. 그 덕분에 나도 복습을 2번이나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다음 시험에서 나도 친구도 성적이 많이 올랐다.

  친구는 네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하며 내게 의지를 많이 했다. 나는 친구가 나에게 의지를 한다는 것이 고마웠고 신기했다. 그 이후로 책임감이 커졌고 나 자신을 먼저 가꾸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내게 의지하는 사람이 생기니 그 친구에게 모범이 되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도 자존감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먼저 나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다음으로 친구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친구와 하는 사소한 모든 일에 감사하며 애정 표현도 자주 주고받았다. 또, 친구의 속사정을 들으며 공감하고 해결책을 찾고 같이 실천하려 노력했다. 그래서 친구는 웃는 날이 많아졌다.

  나는 원래 배려가 한 쪽의 희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내가 실천해보니 오히려 배려하는 사람이 받는 사람보다 더 많이 배울 수 있었고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배려를 통해 몰랐던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를 가지며, 인내심도 함께 기를 수 있어 뜻깊었다.

  누구나 배려를 해봤거나 받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배려는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에게도 교훈을 준다. 그러나 강제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으로 해야 한다. 배려를 강요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상대방을 향한 작은 사랑과 관심은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다.

김수연(관광학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