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대로 된 ‘수요자 중심 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
다시 결실의 계절이다. 올해도 우리 경남대학은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다. 3주기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일반재정지원대학’에 선정된 것을 비롯, 교육부·한국연구재단 주관 ‘2021년도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 등급인 A등급을 획득하는 등 크고 작은 성과들로 풍성한 수확을 거두고 있다.
그런데 이렇듯 알찬 성과들이 신입생 모집에 반영되는 속도가 더딘 것 같다. 물론 학령인구 격감으로 인해 입시에서의 고전은 우리 대학은 물론 우리나라 거의 모든 대학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긴 하다.
그럼에도 이 어려움을 제대로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수요자 중심’ 교육을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교육 소비자의 요구를 교육혁신의 방향으로 삼으려는 영·미의 ‘수요자 중심교육’ 바람이 우리나라에서 분 것은 1990년대였다. 그러나 그때는 수요자인 수험생들이 넘쳐나서 공급자인 대학이 입시를 좌우할 때라 파급력이 약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변했다. 수요자인 수험생이 해마다 급감하는 속에서, 날이 가면 갈수록 학생들이 공급자 중심·교수자 중심의 교육체제와 수업에 적응을 못 하거나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수는 자신의 전공 학문의 계통을 따라 지식을 체계적으로 전수 전달하는 데 학자로서, 교육자로서 확고한 소명의식을 갖고 수업을 한다. 그러나 수요자인 학생들은 진로에, 취업에 도움이 안 되기에 하나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고 종내는 다른 길을 찾아 교문을 나서기도 한다. 그렇게 중도탈락의 길로 가는 것이다. 수요자인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인생의 미래가 걸려 있는 문제이기에, 다른 어떤 변인도 고려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대학 구성원이라면 이런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일보다 중하고 급한 일이 있을까. 학생들의 맥락을 고려하여 그들이 필요로 하고, 학생들이 요구하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그에 따라 교육내용과 방법을 바꾼다면 강의실에 활기가 살아나지 않을까?
현 입학정원의 1/3에 해당하는 모집정원이 줄어들 때까지 무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면, 제대로 된 수요자 중심의 교육체제를 마련한 학과를, 대학을 수요자인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을까? 그러한 대학의 강의실과 캠퍼스만이 활기가 넘치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