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카페,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2021-10-06     정지인 기자

  최근 대학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서 한 게시글이 많은 학우의 논쟁거리가 되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학내에 위치한 카페인 ‘커피바이크’에서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고 공부를 하는 카공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카공족이란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어떠한 점 때문에 학생들은 카페로 발걸음을 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공부가 목적이 아닌 개인적인 미팅이나 회의를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달랐다. 장시간 자리 차지, 이야기하면 눈치를 주는 등의 행위를 하는 카공족들 때문에 카페를 꺼리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

  카공족은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자 또한 지난 학기 비슷한 경험을 했다. 기말고사 팀 프로젝트 발표를 위해 팀원들과 교내 카페에 찾았다. 카페에는 숨을 죽이고 공부하는 학우들이 절반 이상 있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하며 발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기자의 어깨를 누군가 두드렸다. 그 순간 카페 안에 있던 학우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맞았다. 우리의 이야기 소리가 공부에 방해가 되었던 거 같다. 팀원들과 기자는 그 자리를 일어나야 했고, 다른 카페로 이동해서 마무리했다. 이렇듯 카공족과 그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과 소리 없는 다툼은 카페 곳곳에서 일어난다.

  많은 학생이 독서실이 아닌 카페에서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내 카페에서 공부하던 A 학우에게 물어보았다. “답답한 분위기가 있는 독서실과는 달리 개방된 느낌이 좋아요. 그리고 적절한 소리와 잔잔한 음악이 오히려 집중력을 높여줘요” A 학우는 아늑한 분위기와 화이트 노이즈(백색 소음)로 공부의 효율을 높여주기에 카페를 찾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카페 내부는 무료 와이파이와 콘센트 등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쾌적한 환경과 공부에 필요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학생들이 카페를 찾는 이유다.

  하지만 카공족 때문에 카페 업종 주인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 명의 학생이 공부하기 위해 4인용 테이블에 책을 올리고 7~8시간 자리를 차지하여도 제재할 수 없다. 카페에 가장 주문이 많은 점심시간에도 카공을 하는 학생들 때문에 장사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근에는 카공족을 겨냥한 ‘장시간 공부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게 어떠신지요’라는 스티커를 테이블 곳곳에 붙이는 카페도 생겨났다. 또한, 일부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는 카공족 방문을 막기 위해 콘센트를 없애는 추세다.

  현재도 인터넷상에서도 ‘카공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어나고 있다. ‘비싼 커피값을 지불하고 공부한다는 게 무슨 문제냐’라는 주장과 ‘왜 업주에게 피해 주고 편하게 대화하러 온 사람들에게 눈치 보게 만드냐’ 반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과연 카페는 누구를 위한 공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