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혁신, 제대로 하려면
지난 5월 우리 경남대학교의 2022학년도 구조조정 및 교육조직 개편 계획이 발표되었다. 이에 따르면 6개 학과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면서, 입학정원을 500명 넘게 줄이게 된다. 아울러 AI·SW융합대학과 보건의료정보학과를 신설하고, 향후 5년간 국고사업비 포함 1,000억 원의 재정을 투입하여 교육체제를 혁신하겠다고 한다. 모집 중지라는 아픔을 감내해야 하는 6개 학과 재학생 및 학과 구성원들께 위로와 경의를 보내면서, 학내 구성원들의 염원을 담은 혁신안이 제대로 추진되기를 기원한다.
공교롭게도 때를 같이해서 교육부에선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과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함께 발표했다. 이들을 들여다보면 대학의 혁신 정도와 입학정원 관리를 함께 묶어 ‘개선 권고→개선 요구→개선 명령’ 3단계 안을 제시하면서, 정원관리에 있어서 대학의 자율성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균형을 고려하겠다고 한다. ‘혁신’이 기업에서나 하는 딴 나라 얘기가 아니라, 대학의 생존 잣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기존의 틀을 바꿔야 혁신이 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코로나가 종식되면 ‘정상 수업’인 교실 수업으로 돌아가, 포털에 유튜브에 수없이 탑재돼 있는 명제적·개념적 지식을 보다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애쓰려 하지는 않을지 진지하게 우리 자신을, 우리 학과를, 우리 대학을 되돌아볼 일이다.
교육혁신의 총량은 다양한 요소들의 총합이겠지만, 교실 대면 상황에서 교수자 중심의 강의식 수업방식의 틀을 깨지 않고는 성공할 수가 없다. 누가 먼저 그 틀을 깨고 수요자인 학생들의 요구와 수준에 맞는 교육과정으로 학습심리학적인 과정을 반영한 수업체제를 마련하느냐가 성패의 갈림길이고, 그 변화를 우리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합심하여 늦지 않게 이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향후 5년간 투자하기로 한 1,000억 원의 기금을 이러한 새로운 틀을 짜는데 분명하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할 것이며, 수업 혁신을 위해 혁신의 길을 앞장서 가는 교수, 그러한 교수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업하는 학과에 ‘혁신적인’ 보상이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업적평가, 학과평가도 이러한 체제를 뒷받침하도록 바꿔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더 이상 모집 중지의 아픔을 겪지 않도록 교육혁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며, 수요자인 학생들의 ‘현재보다 미래를 만들어가는’, ‘교육이 강한 경남대학교’로 오래오래 남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