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의 혁신역량을 키우자
지난 9월 초, 유엔(UN) 산하 국제기구인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조사한 ‘2020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우리나라가 10위를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글로벌 혁신지수는 2007년부터 세계 131개 국가를 대상으로 매년 조사 발표되었는데, 2012년 21위에서 매년 상승해, 지난해 11위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10위로 발돋움했다는 것이다.
이 글로벌 혁신지수 외에도 ‘블룸버그 국가별 혁신지수’, EU집행위원회가 조사 발표하는 ‘유럽혁신지수(EIS)’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혁신역량지수’, OECD의 ‘혁신성과지수’ 등 국가 혁신지수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을 넘어서면서 이들 조사에서 지속적으로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국제사회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 할 만하겠다.
이렇게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다가 문득, 학령인구 낭떠러지 앞에서 입학정원 감축, 재학생 중도 탈락률 증가, 대학 진학률 격감 등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우리 대학의 그것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해진다.
혁신이란 한 마디로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남보다 빨리 찾아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서 출발한다. 그런 뜻에서 우리 대학은 지난 10년 동안, 혁신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많은 노력을 해왔고, 그 결과로 근래 들어 적지 않은 성과들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심기일전(心機一轉) 혁신의 의지를 가다듬어야 하는 까닭은,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오늘날 사회 생태계 속에서 국가든 조직이든 혁신성이 곧 생존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4년이면 서울과 수도권 외 지역의 대학 1/3이 신입생 충원율 70%를 넘기지 못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 앞에선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혁신을 창의적인 아이디를 갖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빨리 움직이고, 많은 것을 시도해 보는 데서 혁신은 이뤄진다.”고 한 스티브 잡스의 말은 새겨둘 만하다.
구성원들이 빨리 움직이고 많은 것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는, 이 소박하기까지 한 얘기가 구성원들의 혁신역량을 높이고, 이 혁신역량을 통해 대학의 미래를 개척해 나아갈 수 있는 일이라면, 다른 어떤 일보다 우선순위로 추진할 만하지 않겠는가. 100년, 200년 후에도 여전히 지역교육을 선도하고 감동을 주는 대학으로 자리 잡고 있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