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2929]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
[톡톡 2929]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
  • 박수희 기자
  • 승인 2020.01.02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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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의 과장을 보태서 말하자면, 현재 대학 입시는 부모의 사회경제적인 지위를 반영한 불공정 게임으로 전락했다. 부잣집 아이들은 사교육 덕에 공부까지 잘하고, 가난한 집 아이들은 공부마저 못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노력을 통해 공부 잘하는 학생이 나오긴 하지만, 소수의 사례를 전체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교육비는 하위 20% 가구의 27배에 달했다고 한다. 명문대 입학에서도 계층 자녀 비율로 본다면 불공평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대학에서 가계계층 비율로 본다면 경제 상류층의 자녀 입학은 60%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한다. 우리 사회에서 극심한 빈부 격차도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빈부 격차가 교육 격차로까지 이어지는 일은 더 절망스럽다. 나는 어떤 부모를 뒀느냐가 전혀 문제 되지 않는 사회가 올바르고 정직한 사회라고 믿는다.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를 생각해 보아도 그렇다. ‘노력하는 중산층 이상 가정의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고 그 학생 중 대다수가 명문대 입학에 성공했다. 물론 가난한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여 명문대에 입학한 학생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중에서도 극빈층 가계 자녀는 대학 입학조차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다.

  한국교육의 두 번째 문제점은 주입식 교육이다. 지나친 경쟁을 강요하는 주입식 교육은 학문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한다기보다는 이미 정해진 답을 시간 내에 찾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런 교육으로 자연스레 창의성이 말살된 사람이 나온다. 또한, 주입식 교육은 경쟁에서 밀린 학생들이 학문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학업을 포기해 버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구조적으로 불평등할 뿐만 아니라 시대에 적절하지 않은 교육을 시행하기도 한다. 언론, 교육 전문가, 교수 등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많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중이다. 하지만 실제로 정부는 수시를 늘리느냐 정시를 늘리느냐는 단편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교육정책만 관심을 보인다.

  나는 정부 교육기관에 한국 사회의 교육이 누구를 위한 교육인지 묻고 싶다. 내가 생각하기엔 지금 한국 교육은 자본주의에서 자본가 계층을 위한 노동자를 양성하는 목적만 가진다. 하지만 교육청에선 그러한 어두운 면모를 학생들에게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학문의 흥미를 거세하고 계층에 대한 동등한 출발선을 만들지 않으면서 대학 차별화를 공고히 한다. 그러면서 ‘창의적이고 배움이 가득한 학교!’라며 위선적이고 뻔뻔스러운 입장과 태도를 가진다.

이재하(사회학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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