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2929] 내 인생의 전환점
[톡톡 2929] 내 인생의 전환점
  • 정주희 기자
  • 승인 2019.10.11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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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 시절, 나는 사람들 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의사 표현도 서툴렀다. 이런 내 모습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고등학교에 막 입학한 나는 체육대회와 학교 축제를 학생회에서 주체적으로 담당하는 모습을 보았고, 학생회라면 나의 성격을 바꿔줄 것만 같았다. 그런 생각도 잠시, 성격이 소심한 탓에 사람들 앞에 나서서 무언가 한다는 두려움에 그냥 지나쳤다.

  2학년이 되었다. 나는 1학년 때 활발하고 유쾌한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들의 영향 덕분에 의사 표현을 확실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학생회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알 수 없는 자신감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솟구쳤고 내가 좋아하는 체육 분야에 지원했다. 운이 좋았던 건지 간절한 마음 때문인지 문화체육부 부장을 맡게 되었다.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이 낯설었던 나를 변화시켜준 학생회는 인생을 바꿔준 ‘전환점’이었다.

  학생회를 하며 나는 누군가를 챙겨주고 도와주기에 소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처럼 학우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에 1학년 학과 대표(과대)라는 자리에 도전했다. 응원해줄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과대는 고등학교 학생회와 달라서 많이 힘들 거야.”라며 모두가 말렸다. 하지만 주위의 만류보다 하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 커서 후보자가 되었고, 학우들의 믿음으로 과대에 선발되었다.

  과대는 주위 사람들의 말처럼 힘들었다. 나는 대학에서 다 같이 친하게 지내는 캠퍼스 생활을 상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대학은 소수의 무리를 지어서 다니거나 혼자 지내는 사람들이 과반수여서 단합이 원활하지 않았다. 동기들끼리 친목 도모를 위한 활동 참가 여부를 물어보면 항상 불참 인원이 더 많았다. 이해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속상한 마음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단합이 유일하게 잘되는 때는 술자리다. 술잔이 오가며 정겨운 분위기의 술자리에서는 모두가 하나가 된다. 그런데 꼭 술을 마셔야 단합이 될 수 있는지, 내가 과대로서 재량이 부족한지 의문이 들었다. 벌써 2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나 이미 친해진 사람은 친해지고 여전히 안 친한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동기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내가 조금만 더 나서서 일찍 친해지는 자리를 만들어 볼 걸 하며 후회가 밀려왔다.

  과대를 하면서 힘든 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과대를 했기에 동기들, 선배들과 자주 마주치다 보니 친해지기가 더 쉽고 편했다. 다른 지역에서 왔기 때문에 조금은 두려웠던 대학 생활을 선배들과 친한 동기들이 적응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좋은 과대가 되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내게 과대를 할만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적극적으로 추천할 것이다. 내 기억 속 과대는 힘들지만 보람차고 좋은 인연을 만들어주니까.

김지윤(사회학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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