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가에서는 ‘학생성공을 위해 대학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널리 퍼지고 있다. 당연한 주장이기는 하지만, 학생성공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그것에 이르는 것인지가 분명하지는 않은 듯하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학생성공은 학생이 대학을 졸업하여 원하는 직업을 얻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학생성공에 취업에의 성공까지 포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의 입장에서는 실제로 취업을 하는 것까지 포함하기보다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역량을 길렀다는 사실 자체가 학생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학은 사람을 기르는 기관이지 일자리를 만드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성공은 대학만이 책임져야 할 일인가? 물론 대학이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하지만, 학생도 어느 정도 해야 할 몫이 있다. 대학은 학생에게 시민으로서 그리고 유능한 직업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하고도 좋은 프로그램과 적합한 교육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대학은 학생이 장차 대학교육을 받은 시민으로서 참여·배려·협력하는 덕목과 세상을 이해하는 안목을 가지는 데 적합한 교양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시대의 직업에 요구되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같은 일반적 역량과 특정 직업에 요구되는 해당 분야 문제해결력과 같은 특수적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전공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학생들도 대학이 제공하는 적절한 프로그램을 제대로 학습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기를 수 있다. 학업성취에 대한 연구들이 공통으로 지적하고 있듯이 교육 성과에서 중요한 것은 질 높은 가르침과 더불어 학생들의 의지와 노력이다. 『아웃 라이어』에서 얘기하듯이 학생들은 자신의 전문성 계발을 위해 1만 시간 정도를 투자할 각오로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이 때 노력은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라 생각과 성찰을 수반하는 것이어야 역량 계발에 효율적일 수 있다.
학생성공은 대학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학생의 의지와 노력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대학이 제공하는 질 높은 프로그램과 투자, 교수의 헌신적이고 좋은 가르침, 학생의 의식적인 노력이 어우러질 때 우리가 기대하는 학생성공이 가능할 것이다.
김성열(교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