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 아고라] 그릿(GRIT)을 내 그릇에 담자
[한마 아고라] 그릿(GRIT)을 내 그릇에 담자
  • 언론출판원
  • 승인 2019.04.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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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함을 건네면 “그릿(GRIT)이 무슨 뜻이에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마음속의 정답은 ‘그릿(GRIT)은 새 삶의 여정을 한 단어로 압축한 것’이었지만 다의적 신조어라 ‘열정의 지속성’ 또는 ‘내 안의 깡, 꿈, 끼, 끈, 꾀, 꼴’ 정도로 답한다.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을 앓고,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방황하던 시기에 읽었던 책 제목이 엔젤라 더크워스의 『그릿(GRIT)』이다. 한 마디로 ‘꺾였다’라고 생각이 들었을 때, 읽었던 책이었고, 책을 다 읽어 갈 무렵 회사명을 그릿(GRIT)으로 정했다. “재능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다.”라는 전제를 논리적으로 잘 풀어가서 재능이 없는 나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에듀윌 시사상식에 의하면, “그릿은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는 투지 또는 용기를 뜻한다. ▲성장(Growth) ▲회복력(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의 줄임말로써 미국 심리학자 엔젤라 더크워스가 개념화했다. 그릿은 단순한 열정이나 근성뿐만 아니라 담대함과 낙담하지 않고 매달리는 끈기 등을 포함하는 자질이다. 더크워스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책 『그릿(Grit)』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올랐다. 이 책은 버락 오바마, 빌 게이츠 등 세계적 리더들에게 호평받았고 월스트리트저널, 포브스 등 미국 주요 매체에서 2016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됐다.”

  어릴 적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한 비행기에 대한 동경, 시골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 가진 ‘땅’에 대한 부러움, 한 분야의 최고가 되겠다는 작은 열정의 씨앗이 한·러수교 후 러시아어를 전공, 무역을 부전공으로 선택하게 된 근간이 되었다.

  러시아어 재능이 참 없었다. 혀가 짧고 경상도 출신이라 쌍시옷 발음도 안 되었다. 경상도 억양도 러시아어와 상극이었던 것 같다. 원어민 교수님이 진지하게 전공을 바꾸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할 정도였다. 학창시절 잘 안 되는 발음을 피해 동의어와 반의어를 열심히 외우고, 일을 하면서는 러시아 친구들과 보드카를 마시며 발음을 따라 하곤 했다.

  짧은 혀에 얼마나 힘을 주었던지 침도 무지하게 튀기며 발음을 교정했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 안의 그릿(GRIT)이 부족한 재능을 극복시켰던 것 같다.

  선택.

  오늘도 난 부족한 정보를 가지고 중요한 회사 운영의 결정을 해야 한다. Yes or No...

  고민하든 안하든 확률은 늘 반반. 늘 책임이 따르는 외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실패한 선택의 고통보다 두려움과 주변 시선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고통이 훨씬 더 심하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잘못된 선택의 순간에 잠시 길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하였다. 내가 가는 길이 옳다면 조금 둘러가더라도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 먼 길을 돌아가는 과정 속에서 뜻밖의 행운(Serendifity)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

  진정성을 전제로 하지만 사업과 사기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한다. 성공과 실패, 삶과 죽음, 행운과 불행은 공존한다.

  설익고 거칠고 뒤쳐진 삶이라도 망설이며 머뭇거리는 것보다 그 순간의 행동에 충실하면 어떨까?

  회사를 운영하며 부도의 위기, 좌절, 절망감, 실패, 치열한 경쟁이 일상화되었다.

  그래서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책장에서 『그릿(GRIT)』 책을 꺼내 읽고 탄력성을 회복한다.
요즘 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정말 되고 싶다. 관련 책도 다 읽어 보고 혼자서 연습도 해 본다. 나의 부자연스러운 동작, 목소리, 그리고 어색한 말투가 거슬린다. 하지만 안하면 미칠 것 같다. 이 글을 마치면 바로 카메라 앞에 다시 서 봐야겠다. 행동하지 않는 모든 것에는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지 않을까? 그릿(GRIT)을 내 그릇에 담기 좋은 봄날이다.

김민수(㈜GRIT 대표 노어노문학과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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