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내리는 벚꽃 나무 아래, 진해군항제
꽃비 내리는 벚꽃 나무 아래, 진해군항제
  • 황찬희 기자
  • 승인 2019.04.04 15: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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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경화역에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있다.
진해 경화역에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있다.

  기승을 부리던 꽃샘추위가 물러나고 따사로운 햇볕과 서늘한 바람이 부는 봄날. 우리 대학에는 분홍빛 벚꽃이 피어나 봄이 왔음을 실감케 한다. 연일 낮 기온이 오르는 지금, 우리 대학 옆 동네 진해에도 벚꽃이 만개했다. 지난 31일 진해군항제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10일까지 다채로운 행사가 계속된다. 벚꽃축제의 대명사! 진해군항제를 소개한다. / 문화부


  진해군항제는 국내에서 손꼽는 벚꽃축제로 유명하다. 우리 대학과 바로 옆 동네인 진해에서 행사가 열려 우리 대학 학우들도 많이 찾는 명소다. 최근 학보에서도 벚꽃의 화사함에 초점을 맞추어 진해군항제의 아름다움을 소개했다.
  그러나 벚꽃의 아름다운 모습도 잠시. 대부분이 왜 진해에 벚꽃들이 즐비한지,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이 왜 벚꽃 가운데 세워져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진해군항제와 벚꽃의 역사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알고 즐기면 더욱더 눈부신 벚꽃 이야기. 지금 시작한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 벚꽃
  벚꽃은 흔히 봄에 화창하게 피는 꽃, 분홍색 또는 하얀색 꽃잎이 유명하다. 꽃말은 ‘삶의 덧없음과 아름다움, 순결, 뛰어난 아름다움’을 뜻한다. 피어있는 모습 못지않게 잎이 떨어지는 장면도 인상 깊다. 꽃잎이 유독 얇고 하나하나 흩날리듯 떨어져, 꽃비가 내리는 착각을 일으킨다. 또 금세 활짝 피다가 비가 내리면 푸른 잎만 남게 된다. 이렇듯 벚꽃은 짧은 시간에 만개해 아름다움을 뿜기고 금세 땅으로 내려앉는다. 우리에게 벚꽃은 짧고 화사하기에 더욱 잊히지 않는 추억으로 오래 남는다.


진해가 군항 도시가 된 이유
  경상남도 진해는 '한 집 건너 해군 모르는 사람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군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도시다. 진해군항제는 1952년 4월 13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제막하고 추모제를 올리기 위해 시작된 행사로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진해의 역사를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1904년~1905년 러일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러일 전쟁은 만주와 한국의 지배권을 두고 러시아와 일본이 벌인 전쟁이다. 당시 일본 연합함대의 사령관인 도고 헤이하치로 제독은 러시아 발트함대를 저지하기 위해 쓰시마 해협에 함대를 배치했다. 그리하여 지리상으로 쓰시마 해협과 가까운 진해에 해군기지를 건설한 것이다.


벚꽃, 아프고도 아름다운 역사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일본은 한국을 지배했다. 진해는 일본에 특별한 상징이 되었다.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진해를 일본의 관광지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진해 제황산에 전승탑을 세우고, 벚꽃을 진해에 심었다. 진해 벚꽃은 일본 제국주의 그 자체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해 시내에는 크게 3개의 로터리가 있는데. 이는 욱일기를 형상화하여 일본이 만든 것이다.
  군항제는 진해 전역에서 피는 벚꽃의 향연을 그려낸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일본을 상징하는 꽃인 벚꽃을 가지고 축제를 여는 것은 민족주의적 비판을 감수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군항제가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는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계기를 둔다고 해도 ‘벚꽃을 즐기는 문화’는 일제 강점기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광복 이후 시민들은 일제 잔재를 없애는 운동을 시작했다. 벚꽃 역시 일본 국화라 하여 제거했다. 대표적인 예가 1983년 창경궁 복원공사를 진행하며 벚나무를 베어 소나무로 대체한 사례다. 진해 벚꽃도 예외는 아니었다. 해군기지를 제외한 모든 곳의 벚나무들은 사라졌다. 벚나무가 모두 없어질 무렵인 1962년, 식물학자들이 진해의 왕벚나무 원산지가 일본이 아닌 제주도임을 밝혀냈다. 이때부터 시민들은 벚꽃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벚꽃 진해’를 되살리는 운동을 전개했다. 이로써 진해는 벚꽃 고장으로 자리를 되찾았다.

수많은 관광객이 로망스 다리에 만개한 벚꽃의 향연에 빠져든다.
수많은 관광객이 로망스 다리에 만개한 벚꽃의 향연에 빠져든다.


옛 진해의 근대문화역사를 체험하다
  진해군항제는 1952년 4월 13일 진해구 북원로터리에 국내 최초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을 제막하고 추모제를 시작한 계기로 시작됐다. 따라서 진해군항제는 이충무공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이충무공 승전행차, 호국 행렬, 추모대제, 군악·의장 페스티벌 등이 대표적이다.
  제57회 진해군항제는 벚꽃길을 걸으면서 근대문화역사를 만날 수 있는 ‘스탬프 투어’가 새롭게 진행된다. 스탬프를 받을 수 있는 장소들은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이 대부분이다. 진해에서 발견된 각종 유물과 민속모형이 전시되는 진해 제황탑, 1946년 9월 백범 김구 선생이 남긴 친필 시비, 일제 강점기 때 지어진 진해 우체국 등을 포함한 15곳이다.
  군항제가 선보이는 스탬프 투어에 참여하려면 모바일에서 ‘축제스탬프’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야 한다. 근대문화역사 현장을 방문해 QR코드에 스마트폰을 대면 스탬프를 얻을 수 있다. 15곳 중 8곳 이상을 방문하고 스탬프를 모은 관광객은 축제 종합안내소에서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받는다.

   평화의 시대가 찾아왔다. 시민 대부분은 이제 벚꽃에 정치적 의미를 두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벚꽃을 자연으로 보내주었다. 거리에는 수많은 꽃비가 내리며 흥겨운 축제가 펼쳐진다. 수많은 인파가 진해에 몰려 진해군항제와 사랑에 빠지곤 한다. 그렇지만 한 번쯤, 진해군항제의 의의와 역사에 대해 돌아보고 벚나무와의 로맨스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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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 2019-05-20 15:37:23
벛꽃을보니깐 가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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