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나기엔 너무 마약같은 너
벗어나기엔 너무 마약같은 너
  • 박예빈 기자
  • 승인 2019.04.03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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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관한 모든 이야기, 당신이 손에서 술을 놓지 못하는 이유

  개강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쌀쌀한 바람이 벚꽃과 함께 찾아왔다. 그러나 우리 대학 거리는 아직 오지도 않은 뜨거운 여름을 생각나게 한다.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마시는 학우,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학우는 흔한 풍경이다. “초록색만 봐도 속이 울렁거린다.”는 말은 믿지 않도록 하자. “내일부터 술 끊는다.”라는 말은 듣지 않아도 된다.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고 이루지 못할 꿈이기 때문이다. / 대학부

 

알아가는 알코올

  이슬처럼 잘 넘어가고 화사하고 좋은 날 한잔하는 소주. 마시는 순간 시원함이 온몸을 감싸는 맥주라는 이미지는 오래전부터 전해졌다. 술은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우리 옆을 지켰다. 하지만 멈춰있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했다. 이제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의 시대를 지나고 새로운 술이 만들어졌다. SNS에서 꿀 조합으로 불리는 봉봉주, 링겔주, 밀키스주 등과 같은 예시를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과한 알코올 섭취는 화를 일으킨다.

  술은 사전적 의미로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다. 그 점을 모두가 알지만 조절해서 마시는 사람은 얼마 없다. 마시다 보면 주량이 넘어서고 분위기를 타면 어느 순간 취한 나를 만난다. 주량을 알고 마시는 일은 여기서 중요하다. 자신의 주량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새내기들은 처음 가지는 술자리를 항상 조심해야 한다.

  술이 우리 몸에서 분해되는 과정을 얘기하자면 술에 포함된 에탄올이 간에서 효소와 함께 아세트알데하이드로 산화한다. 그리고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다른 효소에 의해 다시 초산으로 산화하게 된다. 두 종류의 효소를 많이 지닌 사람은 술이 분해되는 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그런 사람들을 주량이 세다고 부른다.

  술 먹고 필름이 끊기는 이유는 뇌로 흘러 들어간 알코올 때문이다. 체내로 흡수된 알코올은 간으로 운반된다. 그러나 간이 허용할 수 있는 알코올을 초과하면 일부가 혈액을 따라 뇌로 향한다. 뇌에 침투한 알코올은 우리 소뇌를 자극해 몸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게 한다. 알코올이 해마에 침투하게 되면 단기 기억상실증을 유발한다. 주량을 넘은 알코올은 간뿐만 아니라 뇌까지 손상시킨다. 우리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술을 조절해야만 한다.

  대부분 사람은 술 먹고 필름이 끊기는 현상을 가볍게 넘긴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전반적인 뇌 활동을 떨어뜨린다. 술을 먹고 기억나지 않는 날이 많다면 심한 경우 치매로까지 이어진다. 이렇게 술이 우리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입증되었다. 그러나 익숙한 무언가를 끊는 일은 분명 어렵다. 끊지 못하는 술 때문에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안한 사람들은 자신이 중독이 아닌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확고하게 술과 이별해야 한다.

 

적당한 양을 마시는 자가 승자다

  우리 대학 학우들은 술과 얼마나 가까이하고 있을까?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학우들을 대상으로 술에 대한 여론조사를 했다. 결과는 일주일에 술을 1, 2번 마시는 학우들의 비중이 51.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3~6번 마시는 비중도 10.9%로 상당히 높은 추세를 보였다. 하루를 마치는 마무리로 마시는 술은 생각보다 많았다.

  그렇다면 학우들은 술을 좋아해서 마시는 걸까? ‘술을 좋아하는가?’라는 물음에 ‘예’는 37.8%, ‘아니오’는 62.1%가 나왔다. 좋아하는 학우보다 안 좋아하는 학우의 비중이 더 높았다. 결과가 나오니 학우들이 왜 술을 마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좋아하지도 않는데 술자리에 참석하는 학우들의 속사정을 들어보았다.

  학우들이 술은 싫어하지만, 술자리에 참석하는 이유로 친목 도모와 분위기를 꼽았다. 실제로 학과나 동아리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술자리를 만든다. 사실상 그 시간은 기회가 없으면 만나기 힘든 학우들이 다 같이 만나는 첫 모임이다. 그곳에서 술을 마시다 보면 어느 순간 호칭은 친근하게 바뀐다. 술이 만들어주는 분위기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 마시면서 놀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취중진담’이라는 말이 있듯이, 술을 마시면서 나누는 진솔한 이야기는 술자리에 빠질 수 없는 묘미다. 이런 이유가 반드시 참석하라는 강요가 없어도 그들을 술자리로 향하게 했다.

  대학을 들어오면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가 끊이지 않는다. 학과 선배들과 만나는 개강총회, 동아리 회식 등 우리는 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손에 들려 있는 술을 감당하다 보면 누군가에게 실수하고 난 다음 날이 되어 버린다. 누구나 술 먹고 실수한 경험을 하나쯤 가지고 산다. 우리 대학 학우들이 묻어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는 흑역사를 설문을 통해 모아봤다.

   학우들의 공통적인 대답은 만취해서 토한 일이었다. 뒤를 이어 취해서 필름이 끊긴 일이 차지했다. 모르는 사람과 친한 척하는 일 등 다양한 술주정도 있었다. 다음 날 일어나면 이불킥을 할 만한 일도 몇 가지 보였다. 학우들은 만취해서 실수한 일을 깊은 곳에 묻어두고 술을 끊지 않았다. 정확히 말해서 끊지 못했다.

  “오늘 강의 끝나고 한잔하러 갈래?”라는 요구가 많다. 3, 4월은 더 그렇다. 우리 대학에 적응하는 새내기와 새로운 학년을 시작하는 재학생의 밤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눈에 초 점이 흐려지고 취하지 않았다는 말을 반복하면 빠른 귀가를 해야 할 때다. 술을 잘 마셔서 좋은 점 하나 없다는 점 알아둬야 한다. 자신의 주량을 알고 조절하는 사람이 승자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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