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창간사(創刊辭) 정신을 되새기며
[사설] 창간사(創刊辭) 정신을 되새기며
  • 언론출판원
  • 승인 2018.03.25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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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天上)에 벌려 있는 해와 달, 별들이며 구름 가는 것, 번갯불들이며 지상(地上)에 널려 있는 산이나 물이나 풀, 나무, 날고 기는 짐승들, 오고가는 사람 할 것 없이 하나도 빠짐없이 (중략) 나타나는 현상을 이름 하여 「해인(海印)」이라고 한다. (중략) 해인(海印)은 학문(學問)의 원(源)이며 진리(眞理)의 상징(象徵)이다.”

  지금으로부터 61년 전 <해인대학보>라는 이름으로 우리 학보가 고고지성을 울리던 날, 이용조(李龍祚) 학장이 쓴 창간사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그때 우리 대학 이름이 ‘해인대학’이었기 때문에 불교적인 색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해인은 학문의 원이며 진리의 상징”이라는 표현은 지금도 변함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창간사의 다음 문장은 이렇게 이어진다. “「해인」을 교명으로 건학(建學)한 지 십 년. 남달리 형극(荊棘)의 길을 걸어오다가 이제 겨우 안정된 보금자리를 얻어 (후략).” ‘국민대, 해인대, 마산대, 경남대’라는 교명 변천이 암시하듯이, 우리 대학은 ‘남달리 형극의 길’을 걸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1970년을 전후하여 경남학원(한마학원의 전신)이 들어서기 전까지 겪은 고난의 길은 이루 말하기 어렵다. 경남학원이 이전 재단을 인수하여 오늘날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 사학으로 발돋움하기까지 겪은 어려움과 노력 또한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 내용이 궁금한 독자는 지금 당장 <경남대학보>를 뒤져 보면 그 역사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보 창간 61주년을 맞는 오늘날도 우리 대학을 비롯한 전국의 모든 대학은 여전히 갖가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그러고 보면, 대학은 어떤 시기였든 간에 위기가 없던 시절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심기일전,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서 있다는 생각을 한시도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거창한 구호를 내세울 것이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늘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은 학생답게, 교수는 교수답게, 행정 직원은 행정 직원답게 저마다의 역할을 다할 때, 우리 대학은 세계를 향한 일류 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 점은 “내가 생각하는 대해인(大海印)은 첫째 훌륭한 교수님을 모셔서 연구 발표 실적으로 학계에서 권위 있는 존재를 인정받아 전국 학도로 하여금 동경의 배움터가 되게 할 것. 둘째, 해인대학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으로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인격상으로나 학문상으로나 일반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언명했던 학보 창간 정신과도 통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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