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지] 밥 먹을 돈은 없지만, 옷은 명품
[월영지] 밥 먹을 돈은 없지만, 옷은 명품
  • 성민석 기자
  • 승인 2018.11.28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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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카롭고 차가운 바람이 우리 학우들의 옷 틈 사이로 불어 들고 있다. 학우들은 추위에 대응하기 위해 값비싼 패딩 점퍼를 구입한다. 학우들은 말한다. “비쌀수록 따뜻하다. 역시 이 정도는 입어줘야지.” 하지만 비싼 점퍼를 구입하기에는 학우들의 지갑은 넉넉하지 않다. 몇몇 학우들이 입는 점퍼를 살펴보면 기본 몇십 만 원 가격대다. 과연 대학생으로서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인가.

  대학생의 가벼운 지갑 사정은 모두가 알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우리는 암묵적인 경쟁이 시작된다. 값비싼 브랜드의 옷과 시계, 지갑 등이 그들의 이미지를 대변해준다. 젊은 연령층을 목표로 내세운 브랜드 전략도 많다. 하지만 결코 낮은 가격대가 아니다. “이건 어디 거야?”, “이게 얼마짜린지 알아?” 어렸을 적부터 우리는 동갑내기 친구이기 전에 경제적으로 분리되어 차별하고 무시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에 지는 것이 싫어 부모님께 브랜드의 제품을 사달라고 조르는 친구들도 보았다. 대학생도 다를 바가 없다. 어렸을 적부터 그런 환경을 겪은 그들의 눈은 더 높아져만 간다.

  밥 먹을 돈은 없으면서 자신을 꾸미는 데에는 아낌없이 쓰는 우리 대학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점심은 컵라면, 후식은 스타벅스’라는 표현은 계속해서 들려온다. 사회로 번진 문제의 심각성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커져만 가고 있다. 우리는 필요 이상의 돈이나 물건을 쓰거나 분수에 지나친 생활을 하는 것을 사치라고 말한다.

  많은 대학생이 평소에는 학업에 시간을 보내고 남는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의 부족함을 채우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시간과 체력을 투자해서 번 돈이 의미 있게 쓰이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내가 바라본 학우들 중 일부는 지나친 사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면서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택시를 이용하는가 하면 똑같은 사양의 노트북, 옷, 화장품이 있어도 그들은 비싼 제품을 구매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인다. 그런 모습을 본 사람들 중에는 부러워하는 시선도 있는 반면에 한심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돈의 소중함을 아는 학우는 지나친 사치를 하지 않는다. 대학생의 사치를 나쁘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작은 사치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밥보다 소중한 작은 소비들이 있다. 네일 케어 받기, 공연 보기, 영화 관람 등 지친 대학생은 소소한 사치를 통해 구원받고 있다.

  사치에 대한 유형을 굳이 나누자면 올바른 사치와 올바르지 않은 사치로 나눌 수 있겠다. 작은 소비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 남들이 보는 시선에 초점을 두지 않고 자신에게 맞춘다면 얼마든지 지나친 사치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이 글을 통해 독자는 평소 자신이 어느 정도의 사치를 부리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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