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칼럼] 인복으로 시작하는 대학원 과정
[대학원생 칼럼] 인복으로 시작하는 대학원 과정
  • 언론출판원
  • 승인 2018.11.0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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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경남대 대학원 모집 요강을 봤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신청했었다. 그렇다고 몸담고 있던 학교가 싫어진 건 아니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 앞에 서면 내 얕은 지식 밑천이 다 드러나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교사로서 재충전의 시간이 급하다는 걸 느꼈다. 원서 준비를 시작으로 필요한 서류 접수를 다 마치고 마침내 입학허가서를 손에 넣었을 때, 만감이 교차하였다. 다시 학생 시절로 되돌아간다는 설렘, 혼자 외로이 낯선 타지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외로움,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나를 엄습해왔다. 하지만 이때 그 말이 떠올랐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위해 모든 걱정은 뒤로 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에 와 보니 나라는 사람은 참 인복이 많다는 걸 느꼈다. 우리 엄마가 늘 하시는 말씀이 있다. 도움을 받았으면 그 고마움은 배로 표현하고 고마움을 잊지 말고 다른 사람한테도 베풀라고. 고마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을 표현해보자 글을 써본다. 서류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분은 대외교류처 배대용 선생님이셨다. 모집 요강부터 필요한 서류까지 일일이 다 알려주시고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하셨다. 너무 친절하게 잘 알려주셔서 나중에는 내가 다 미안할 정도였다. 한국에 도착하니 공항까지 마중 나와 주시고 학교에 도착해서도 기숙사부터 수강 신청까지 모두 그 선생님께서 도와주셨다. 대외교류처가 얼마나 바쁜 부서이고 처리해야 할 사무가 많은 지 잘 알기에 선생님이 주신 도움은 더 고맙고 따뜻했다. 시종일관 선생님은 미소를 잃지 않고 이것저것 챙겨주셨다. 선생님을 보면서 나도 열정과 따뜻함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강 신청을 마치니 조교가 저녁에 바로 수업이 있다고 알려줬다.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다. 도착한 날부터 수업을 한다니. 하지만 당황스러운 것도 잠시 수업 생각에 긴장되고 설레었다. 첫 수업이니만큼 교실에 일찍 도착했다. 얼마 후 오신 선생님들과 일일이 인사를 하고 나니 알게 되었다. 중국에서 온 박사과정 학생은 나 혼자였다. 순간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이선애 선생님께서 수업계획에 대해 잘 알려주셨고 유정오 선생님께서는 수업 발표에 필요한 논문을 묶어 놓으셨으니 메일로 보내주시겠단다. 순간 울컥했다. 너무나도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서, 불안과 걱정을 떨쳐 낼 수가 있어서. 나라는 사람은 꽤 복 많은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이후 진행된 다른 수업에서는 다른 선생님들을 만났다. 한결같이 따뜻하고 잘 대해주셨다. 너무나 감사했고 경남대학교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학교에 와서 만난 여러 교수님들도 외국인 유학생인 나를 잘 헤아려 주시고 잘 챙겨주셨다.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 하시던 이 교수님, 한국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지식을 쌓아가라던 조 교수님, 나한테 이 분들은 이국땅에서 느낀 가족 같은 따뜻함이었다. 오늘도 엄마의 말을 기억하면서 이 고마움을 맘속에 간직하고 언젠가는 베풀 날을 기다려본다.

조진화(대학원 교과교육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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